미국 방산업체들이 중국과 미국이 전쟁에 돌입할 경우 오랜 전쟁에 무기를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치 않다는 경고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미국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지금까지 270억달러어치가 넘는 무기와 장비들을 지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미 군수산업의 문제가 점점 표면화되고 있다고 보고서를 작성한 세트 존스 CSIS 선임 부사장은 밝혔다.
미군에서 우크라이나에 장비를 제공하고 난 뒤 미 방산업체들이 재고 부족분을 신속하게 메우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존스는 WSJ과 인터뷰에서 "내 판단으로는 미 방산업계는 현존하는 안보 환경에 준비가 안 돼 있다"면서 방산업체들이 "평화시기의 환경에 더 적합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존스는 군·방산·의회·산업·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을 토대로 이번 연구가 진행됐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 갈등이 빚어질 경우 미군이 무기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다고 밝혔다.
중 대만침공 억제력 부족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미군은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충분한 무기 재고가 없다고 비판했다.
CSIS에 따르면 병력집중 전략으로 맞섰던 20년에 걸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재래식 무기가 집중적으로 활용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달리 미국과 중국이 맞붙을지 모르는 인도태평양 갈등은 해상전이 될 전망이다.
CSIS는 그러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을 경우 낡은 미국의 군수계약 절차, 관료주의에 따른 더딘 계약 진행 등으로 인해 미군이 심각한 장비 부족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보고서는 장비 부족으로 인해 미국은 갈등이 길어질 경우 극도로 힘든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미 방산업계는 대형 전쟁에 대한 대응 능력을 결여했다고 비판했다.
미군, 심각한 무기 부족
CSI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중국과 맞붙을 경우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를 잘 보여준다.
미국이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에 보낸 휴대용 재블린 대전차미사일의 경우 2022회계연도 생산율을 기준으로 할 때 8년치 생산분에 이른다. 또 대공미사일 스팅어의 경우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물량이 20년치 생산분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155mm 포탄 100만개를 보내면서 미군은 자체 보유분 부족을 겪고 있기도 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외에도 재블린 미사일, 자주포, 대포병레이더 등 역시 재고가 부족한 상태다.
또 대만 해안방어에 핵심적일 것으로 간주되는 하푼 미사일의 경우 현재 재고가 중간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실제 전쟁을 치르기에는 부족한 규모라고 CSIS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전 경험으로 보면 산업계가 방산물자 생산으로 전환하는데 수년이 걸린다면서 지금부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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