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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新풍속도' 정치인 인사 현수막 광주 길거리서 사라져

뉴스1

입력 2023.01.24 08:16

수정 2023.01.24 08:16

23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앞 횡단보도에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1.2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23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앞 횡단보도에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걸려있다. 2023.1.2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지난 6일 광주 서구의회 의원들이 '정치인 홍보 불법현수막 게첨 금지' 캠페인 결의를 다지고 있다. (광주 서구의회 제공) 2023.1.10/뉴스1 ⓒ News1
지난 6일 광주 서구의회 의원들이 '정치인 홍보 불법현수막 게첨 금지' 캠페인 결의를 다지고 있다. (광주 서구의회 제공) 2023.1.10/뉴스1 ⓒ News1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광주 서구 금호동 풍금사거리에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3.1.2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광주 서구 금호동 풍금사거리에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3.1.23/뉴스1 ⓒ News1 이수민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올해 설 명절(22일) 광주 지역 정치인들의 거리 현수막이 자취를 감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설 연휴 기간이던 지난 20~23일 광주 거리엔 명절마다 무분별하게 내걸렸던 지역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광주 서구 치평동에 위치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도 명절 인사 현수막을 볼 수 없었다.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종합버스터미널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앞 횡단보도 등 귀성·귀경객이 몰리는 곳에도 겨우 1~2개의 현수막이 걸렸을 뿐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지역 정치인들의 선거 사무실이 대거 위치한 북구 중흥동 광주역삼거리와 서구 금호동 풍금사거리에도 현수막은 2~3개로 '허전'하긴 마찬가지였다.
이마저도 1년여를 앞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의 홍보물로서 광역·기초의원(시·구의원)의 현수막은 전혀 없었다.

이처럼 명절 현수막이 줄어든 것은 '도시 미관'과 '환경' 등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온 지역 정치인들이 자중한 결과로 보인다. 또 현수막 게시가 유권자들에게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공감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부 구 의회의 경우 이번 설 명절을 앞두고 '홍보용 불법 현수막 게첨 금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광주 서구의회는 지난 6일 정치인 홍보 불법 현수막을 걸지 않겠다는 골자의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해당 결의안을 주도한 안형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명절의 경우 교차로·시장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엔 가로수·가로등을 지지대 삼아 설치된 현수막이 2~3개씩은 보였다"며 "그러나 이들 현수막은 대부분 불법이다. 사전에 신고해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사회 통념상 임의로 설치한 뒤 명절 등 기간이 지나면 행정청이 대신 철거하고 있는 상황이 수십년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정치인들의 명절 인사성 현수막은 지정된 곳이 아닌 장소에 중구난방으로 설치되면서 도시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보행자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운전자 시야를 가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화학섬유 원단에 특수용액으로 색을 입힌 현수막은 기후위기 대응에도 역행한다"며 "소각할 경우 1장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6.28㎏ CO₂e(이산화탄소 환산량)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광주 동구의원들 역시 이번 설 연휴를 앞두고 진행한 언론 간담회에서 현수막을 걸지 않기로 약속했다.

동구의회 관계자는 "최근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지난 명절까진 1개 동에 현수막 1개만 걸기 캠페인을 했는데 올해부턴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아예 걸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정치권의 이 같은 움직임에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23일 광주송정역에서 만난 양수훈씨(32)는 "명절 인사 현수막이란 것 자체가 사실상 의미 없는 '안부' 뿐이지 않았느냐"며 "치우는 것도 일이고 폐기하는 것도 환경에 좋지 않은데 눈에 띄게 줄어 들어서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윤성욱씨(32)도 "횡단보도 건널 때 (현수막이) 걸리적거리는 등의 불편함도 줄었다"며 "정당 자체 홍보 현수막이나 국회의원 출마예정자의 현수막 등도 사라져야 한다.
다른 정치인들도 참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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