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현재 수십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
[파이낸셜뉴스]
또 이보다 앞서 2021년에는 미국의 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센터 교수가 북한이 20~60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며, 이 중 45개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김정은이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한 가운데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수십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북한의 핵 보유량은 핵무기 제조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20~80기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방송에서 북한이 2021년 말을 기준으로 최소 20기에서 최대 80기의 핵탄두를 보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핵탄두 제조 방식에 따라 세 가지의 추정치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섞지 않고 한 가지 주 원료로만 핵탄두를 만든 경우 45~80기, △중심에 플루토늄을 넣고 무기급 우라늄으로 감싼 경우 20~30기, △고농축 우라늄으로 수소폭탄을 일부 제조했을 경우 25~60기 보유가 가능하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수치는 핵실험을 통해 소진한 핵무기와 생산 과정에서 유실되는 양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일부 아시아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안에 플루토늄을 넣는 방식(composite core)으로 핵폭탄을 제조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중심부에 2kg의 플루토늄을 넣고 6~10kg의 고농축 우라늄으로 감싸는 방식은 폭발력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경우 핵탄두 20~60기로 계산된다며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적어 이러한 추정치가 나온다면서 북한은 ‘1단계 수소폭탄’(single-stage thermonuclear weapon)을 만들었을 수 있다며, 고농축 우라늄을 100kg 정도 대거 투입하고 플루토늄을 일부 넣어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북한이 약 5개의 ‘1단계 수소폭탄’을 만들고 나머지는 우라늄탄이나 플루토늄탄을 제조한 것으로 상정해 총 25~60기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계산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5년 북한이 2020년까지 최소 20개에서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추정했었던 올브라이트 소장은 최대 추정치 숫자가 80으로 줄어든 데 대해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를 아직도 가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경수로를 이용해 무기급 플루토늄을 1년에 25kg은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2015년 당시 나는 북한이 2017년, 2018년에는 경수로를 완전 가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가 가동되지 않고 있다며, 경수로를 통제하는 제어장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이런 전제하에 북한의 플루토늄 비축량은 연간 6kg의 생산 속도에 31~54kg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핵무기 1개 제조에 6kg의 플루토늄이 들어간다고 상정할 때 북한이 플루토늄탄 5~10개를 보유한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또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은 약 650kg 정도로 추산하며, 우라늄탄 제조에 25kg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하기에 북한이 약 26개 정도의 우라늄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의 우라늄탄 제조 기술이 진전했다고 가정할 경우 보유 탄두 수를 20% 정도 더 높게 잡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해체해야 할 핵무기가 더 늘어난 것이라며 북한의 핵개발을 막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지난해 2022년 1월을 기준으로 북한이 실제로 생산한 핵탄두 개수를 최대 20기로 추정했다.
국방연구원은 지난 1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탄두 수량이 80~90기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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