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에 연루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195개 공직유관단체 중 유일하게 최하위인 5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는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난 1년간 15개 유형, 총 569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와 기관유형별 등급을 발표했다.
올해 평가는 기존 청렴도 측정과 부패방지 시책 평가를 통합한 새로운 평가 체계가 적용됐다. 종합청렴도 점수는 공직자(6만5000명)·국민(16만명) 설문조사 결과인 청렴체감도(60%)와 반부패 노력을 평가하는 청렴노력도(40%)를 가중 합산하고 기관의 부패사건 발생 현황인 부패실태는 감점하는 방식으로 매겨졌다.
권익위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46개)·광역자치단체(17개)·기초자치단체(226개)·교육청(17개) 등 행정기관과 공직유관단체(195개) 총 501개 기관의 올해 종합청렴도 점수는 평균 81.2점이다.
종합청렴도 5개 등급 중 1등급 기관은 28개(5.6%), 5등급 기관은 16개(3.2%)로 나타났으며 3등급 기관이 194개(38.7%)로 가장 많았다.
기관유형별로 보면 공직유관단체의 종합 청렴도가 평균 85.7점으로 가장 높았고, 기초자치단체는 76.6점으로 다소 미흡했다.
공직유관단체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울산광역시가 각각 5등급을 받았다.
종합청렴도 점수가 낮은 기초자치단체에서는 강원도 삼척시·인제군·화천군·횡성군, 경기도 용인시·포천시, 경상북도 문경시·봉화군·울릉군·울진군, 전라남도 나주시, 부산 동구, 서울시 노원구, 울산시 동구가 5등급을 받았다.
청렴체감도는 평균 82.1점이었는데, 유형별로는 공직유관단체(85.6점)가 가장 높았고 기초자치단체(79.0점)가 다소 미흡했다.
공공기관 업무를 경험한 국민이 평가하는 외부체감도는 90.3점, 내부 구성원인 공직자가 평가하는 내부체감도는 62.6점으로 27.7점의 격차가 벌어졌다. 이러한 격차는 기초자치단체(29.2점), 공직유관단체(27.9점)에서 크게 나타났고, 교육청(16.6점)이 가장 작았다.
전현희 위원장은 "국민의 접점에서 이뤄지는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높다고 평가된 반면, 내부 조직 운영에서 공직자들이 스스로 체감하는 청렴 수준은 소속 공직자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한 결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이 공공기관의 업무처리 과정에서 부패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인 부패경험률은 0.31% 수준이고, 이번에 추가된 채용 등 사적이익 제공 경험률은 0.05%, 부동산 등 거래 특혜나 정보 제공 경험률은 0.04%로 금품(0.13%)·향응(0.10%)·편의(0.11%) 경험률보다 낮았다.
박혜경 청렴조사평가 과장은 "부패 행위 유형에선 공금유용 횡령이 전체 22.2%로 가장 많았고 기초자치단체의 비중이 높았다"며 "두 번째는 금품수수 16.9%, 직권남용 12.5%, 이밖에 인사 채용 관련 비리, 향응 수수, 비밀 누설, 직무 관련 문서 위·변조 등이 있었다"고 밝혔다.
청렴노력도는 평균 82.2점이며, 유형별로는 교육청(91.5점)이 가장 높았고 기초자치단체(75.9점)가 가장 낮았다.
총 14개 청렴노력도 지표 중 반부패 제도 인식 제고 노력(99.1점)이 높은 반면, 반부패 추진계획 수립(70.4점), 기관장·고위직 노력과 리더십(70.7점), 내부 구성원의 시책 효과성 평가(69.5점)는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 위원장은 "기초자치단체의 종합 청렴도 평가가 행정기관, 공직유관단체 유형 중 상대적으로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각급 기관의 기관장들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반부패 시책을 이끌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권익위는 이번 평가를 통해 501개 모든 공공기관이 이해충돌방지담당관을 지정하는 등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내부 구성원이 직접 기관의 반부패 노력에 대한 실질적 효과를 설문으로 측정하는 시책효과성 평가는 평균 점수 69.5점을, 18개 시·도경찰청에 대한 시범평가의 종합청렴도 평균 점수는 83.1점을 기록했다.
행정기관 및 공직유관단체와 달라 별도의 평가모형을 적용한 33개 국공립대학의 종합청렴도는 75.2점, 17개 공공의료기관의 종합청렴도는 75.9점으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 유형보다 다소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국공립대학에선 강릉원주대학교와 한국체육대학교가, 공공의료기관에선 서울대학교병원이 5등급을 받았다.
전 위원장은 "국·공립대학의 연구행정 관련 부패인식 중 연고 관계나 사적 이해관계 등을 통한 특혜 제공이 다른 항목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며 "공공의료기관은 부패인식이 직종 간 차이가 크다. 내부 구성원 중 의사직의 점수가 사무직이나 다른 직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이날 권익위에서 평가한 종합 청렴도 평가 결과는 기획재정부에서 평가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상임감사평가에 반영된다. 또 각급 기관은 평가 결과를 14일 이내에 1개월 이상 홈페이지에 의무적으로 게재해야 한다.
전 위원장은 또 "2023년 올해는 작년 지방선거 관계로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 지방의회를 평가 대상에 새롭게 포함해서 평가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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