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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때면 버려지는 동물들..고속도로 휴게소, 버리는 곳 아닙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7 11:09

수정 2023.01.27 11:09

휴게소에 유기된 강아지.
휴게소에 유기된 강아지.

연휴때면 버려지는 동물들..고속도로 휴게소, 버리는 곳 아닙니다


[파이낸셜뉴스] 이제는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 단순히 '애완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이라고 불리며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잡았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에 발맞춰 관련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유기나 학대 등 근본적인 문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연휴때만 되면 반려동물을 버리는 이들이 급증해 보호소를 채운다. 집을 장시간 비우거나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이 키우던 동물을 유기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할 때 입양됐던 반려동물들이 엔데믹 이후 파양이나 유기되는 일이 잦아졌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에요"..연휴 때 버려지는 동물들

연휴 때면 고속도로 휴게소에 유기된 반려동물들의 사연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다. 두달 전에는 사모예드 한마리가 보호자 없이 휴게소를 배회한 사진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에는 충남 보령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 대천휴게소에서 고양이가 유기되기도 했다. 당시 고양이는 영양실조 상태였으며 허피스 증상도 보였다. 스코티시 폴드라는 품종묘이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어 누군가가 기르다가 유기했다는게 관계자들의 분석이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집계한 유기(일부러 버리는 것)·유실(분실하는 것) 동물은 38만2907마리로 나타났다. 연평균 12만7635마리가 주인에게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얘기다. 하루 평균 유기·유실되는 동물은 350마리에 이른다.

유기동물 수를 2개월 단위로 나눠서 살펴보면, 유기·유실 동물이 가장 많은 시기는 휴가철이 끼어있는 7~8월로 나타났다. 2019~2021년 7~8월에 유기·유실된 동물의 수는 7만6465마리였다. 그 다음은 가정의 달이 끼어있는 5~6월(7만3746마리)과 추석 연휴가 포함된 9~10월(6만9856마리)로 집계됐다. 구조된 유기·유실 동물 중 유기 동물과 유실 동물의 비율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지만, 상당수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농식품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중 발생하는 동물 유기·유실이 여름 휴가철에 특히 많이 발생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7월 23일부터 8월 28일까지 휴가지·피서지는 물론 주거지역 등에서 ‘반려동물 유기·유실 및 학대 방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견주의 책임감 부족이 문제

반려동물의 유기의 근본적인 이유는 책임감 부족이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은 늘고 있지만, 입양에 따른 책임 의식은 낮기 때문이다. 반려견의 경우 기르면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시간과 돈이 있으며 키우는 과정에서 아플 경우 병원비 등 부수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나 지식 없이 단순히 귀엽다, 혹은 (물건처럼) 가지고 싶다는 욕구만으로 충동적으로 입양할 경우 경제적 이유 등을 들어 양육을 포기하고 버리는 것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의 책임의식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는 사전에 교육을 받도록 하는 ‘사전교육이수제’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행법상 등록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경우 3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았을 경우 소유자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처벌도 어려워진다.


동물해방물결의 이지연 공동대표는 “동물 유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동물 등록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등록을 하게 되면 충동적으로 유기를 생각하다가도 그런 생각을 단념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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