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교도소 안에서 동료 수용자를 때려 숨지게 한 20대 무기수가 2심에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대전고법 형사1-3부(이흥주 부장판사)는 26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28)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공범인 B씨(29)와 C씨(21)에게는 징역 12년과 14년을 각각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강도살인죄를 저지른 지 2년 만에 살인 범행을 했다"며 "뚜렷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해자를 괴롭혔다"며 "짧은 기간 내에 두 명을 살해했고 여러 차례 재소자에게 폭력을 휘두른 A씨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재소자가 동료 재소자를 살해한 사건은 전례를 찾기 어렵고, 수형 생활 중 사람을 살해한 죄의 무게가 가볍지 않은데,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에게 무기징역 이하의 형을 선고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사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각각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5년을 받았던 B씨와 C씨에 대해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 주장을 받아들여 형량을 높였다.
재판부는 "B씨와 C씨는 편지 등을 통해 '무기수에게 몰아가자'는 취지로 말을 맞추려 했고, 구체적인 상황에서 모순되거나 일관되지 않은 진술들도 많았다"며 "나머지 공범들도 단순한 폭력이 아닌 보름 넘도록 무자비하게 폭행해 살해한 점 등을 고려하면 형이 너무 가볍다"라며 검사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앞서 A씨는 2019년 계룡에서 금을 거래하러 온 40대를 둔기로 때려 살해하고 금 100돈과 승용차를 빼앗은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을 확정받고 복역생활 중 지난 2021년 12월 21일 공주교도소 수용거실 안에서 같은 방 수용자 D씨(42)의 목을 조르고 가슴 부위를 발로 여러 차례 가격하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와 C씨는 피해자의 배 위에 올라가거나 망을 보는 등 함께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피해자의 특정 신체 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 행위를 지속적으로 행했다. D씨는 2021년 12월 1일까지 지병인 심장질환 이외 건강상 문제가 없었지만 20일 만에 전신 출혈과 염증, 갈비뼈 다발성 골절 등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심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도 아무런 이유 없이 다른 생명을 짓밟았고, 재판 과정에서 죄질을 줄이는 데 급급해하는 등 반사회적 성향이 있다고 심히 의심된다"면서도 "피고인이 처음부터 살해할 적극적이고 분명한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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