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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대선, 나토 장군 출신 파벨 승리...친서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9 04:00

수정 2023.01.29 16:36

[파이낸셜뉴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당선자가 25일(현지시간)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청중들과 인사하고 있다. 친서방·사회진보주의자인 체코 참모총장 출신 파벨은 당선을 확정한 뒤 통합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이터뉴스1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 당선자가 25일(현지시간)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청중들과 인사하고 있다. 친서방·사회진보주의자인 체코 참모총장 출신 파벨은 당선을 확정한 뒤 통합과 함께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이터뉴스1

체코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군사위원장을 지낸 군 장성 출신인 페트르 파벨 후보가 승리했다.

체코의 친서방 행보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파벨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체코 대선 결선 투표 집계가 완료된 가운데 58.3% 득표율로 승리했다.

억만장자인 안드레이 바비시 전 총리는 41.7%를 얻는데 그쳤다.

파벨과 바비시는 2주 전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했으나 득표율이 각각 35.39%, 35.0%로 격차가 0.39%p에 불과했다.


27~28일 치러진 이번 결선 투표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파벨이 바비시를 가볍게 제쳤다.

대통령, 외교정책에 목소리

의원 내각제인 체코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일 뿐 대부분 실권은 총리에게 있지만 최근 들어 대통령의 권한이 점차 강해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 총리, 내각, 중앙은행 총재 등의 임명권을 갖고 있고, 외교 정책에서도 목소리를 낸다.

또 강력한 여론 창출자이자 정부 정책에 자신의 뜻을 반영할 수도 있다.

올해 61세의 정치 신인 사회진보주의자인 온건파 파벨은 어떤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무소속 후보로 중도 우파 정부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당선 뒤 지지자들과 기자들에게 첫 메시지로 통합을 강조했다.

파벨은 "진실, 존엄, 존중, 겸손 같은 가치가 승리했다"면서 "이들 가치는 우리 대부분이 공유하는 것으로 우리 삶의 일부로 삼고, 프라하성(대통령궁)과 우리의 정책에서 되살릴 가치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벨은 아울러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친서방·진보

파벨은 바비스를 지지했던 밀로스 제만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3월 대통령에 취임한다. 제만 대통령은 체코의 첫 직선제 대통령으로 10년에 걸쳐 2연임했다.

제만은 친서방 성향인 파벨과 달리 중국, 러시아와 가까웠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돌아서기는 했지만 친중, 친러 성향이 높다.

파벨이 3월 취임하면 체코 내각과 대통령 모두 친서방 성향을 보이면서 외교 노선이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파벨은 유럽연합(EU)과 나토의 핵심 동맹으로 체코가 계속 남아있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도 계속되는 것에 찬성하고 있다.

아울러 파벨은 유로 도입 찬성파다.

또 진보주의자로 동성결혼을 비롯한 기타 진보적인 정책에 대해서도 지지하고 있다.

사상최고 투표율

이번 결선 투표 참가율은 사상 최고 수준인 70.2%를 기록했다.

공식 대선 결과는 31일 관보에 실려야 확정되지만 선거 결과는 이미 28일 확연하게 드러난 터라 파벨의 승리에 이견이 없다.

체코 최대 야당인 긍정당(ANO) 대표인 올해 68세의 바비스와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 모두 파벨의 승리를 축하했다.

외국 정상들의 축하 인사도 이어지고 있다.

슬로바키아의 진보파 대통령 주자나 카푸토바는 파벨의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직접 파벨 대선캠프를 찾았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구 소련 시절 한 나라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파벨의 승리를 축하했다.

한편 파벨은 체코가 공산권에 있을 당시 군에 입대했다. 1990년대 평화유지군 활동으로 프랑스에서 훈장을 받았고, 이후 체코 군 참모총장을 지냈다.
2018년 은퇴할 때까지 3년간 나토 군사정책을 조정·통제하는 군사위원장을 역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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