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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주 열풍 속에 AMC 등 47억달러 자본 확보...펀더멘털 개선 효과 거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9 07:23

수정 2023.01.29 07:23

[파이낸셜뉴스]
미국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주요 8개 밈주가 지난 2년간 유상증자 등으로 47억달러를 확보해 주가 폭등을 자본구조 개선 기회로 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2021년 6월 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의 AMC 영화관. 로이터연합
미국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주요 8개 밈주가 지난 2년간 유상증자 등으로 47억달러를 확보해 주가 폭등을 자본구조 개선 기회로 삼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2021년 6월 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의 AMC 영화관. 로이터연합

밈주 열풍 한 가운데 자리잡은 기업들이 지난 2년간의 열풍 속에 모두 47억달러(약 5조8000억원) 자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자본구조가 개선돼 주가 상승의 발판인 펀더멘털 개선을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밈주 열풍이라는 허상이 실제 기업 펀더멘털이라는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쳐 긍정적인 결과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총, 75억달러 폭증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영업성적에서 이렇다할 개선을 이루지도 못 한 게임스톱, AMC엔터테인먼트 등이 막대한 자본 조달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이른바 밈주 8개 업체 시가총액은 2021년 이후 개미 투자자들과 기관투자가 세력 다툼 속에 75억달러 폭증했다.


'주식거래 민주화'를 내걸고 무료 온라인 주식 거래 플랫폼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로빈후드는 2021년 1월 28일 밈주 거래를 제한하면서 소송에 휘말리는 등 잡음도 컸다.

로빈후드가 증거금 부족 때문에 거래를 제한했다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당시의 거래 제한으로 치솟던 밈주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밈주 열풍은 이른바 '공매도 압박'으로 부르는 개미투자자들과 공매도 기관투자가, 주로 헤지펀드 사이의 대결이었다.

게임기 소매체인 게임스톱, 영화관 체인 AMC 등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헤지펀드들이 대규모로 이들 종목을 공매도하자 개미들이 힘을 합해 이들 주식을 사들이면서 관련 주가가 폭등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먼저 내다 판 헤지펀드들은 주가 상승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서둘러 주식을 되사기 시작했고, 이들 기관이 매수에 나서자 주가는 더 뛰었다.

수주일 동안 10배 이상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다.

자본조달 47억달러

이들 밈주는 주가 상승 덕만 본 것이 아니다.

주가 폭등세를 발판 삼아 대규모 유상증자, 채권발행에도 나섰다.

이들이 대규모 자본조달에 성공하면서 자본구조라는 펀더멘털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거품으로만 끝났을 수도 있는 주가 폭등이 기업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드는 원동력 역할을 하면서 실제 기업 잠재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인 와튼스쿨 이테이 골드스테인 재무학 교수는 "일부 거품은 실물경제에서 진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지만 어떤 거품은 실제 변화를 유도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골드스테인 교수는 현재 거래 열풍에 따른 실물경제 효과에 관한 자신의 강의에 이들 밈주 사례를 포함하고 있다.

밈주 열풍 자가발전

골드스테인은 자본조달을 통해 펀더멘털이 개선된 이번 밈주 열풍이 자가발전 형식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들 기업이 밈주 열풍이라는 기회를 제대로 잡았고, 신주 발행까지 이뤄냈다고 지적했다.

밈주 열풍이 시작된 2021년 1월 이후 AMC는 유상증자와 채권발행, 신규 투자자 모집을 통해 28억달러를 확보했다. AMC는 지난달 추가 자본구조 개선 계획도 내놨다.

세계 2위 영화관 체인 영국 시네월드가 지난해 9월 파산보호에 들어갔지만 AMC는 밈주 열풍을 통한 탄탄한 자본구조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

대표 밈주인 게임스톱은 지난 2년간 18억달러 자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게임스톱은 밈주 열풍 속에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캐피털IQ에 따르면 2020년 순부채가 당시 시가총액의 2배를 웃도는 6억9000만달러로 빚투성이였던 게임스톱은 밈주 열풍 속에 지난해 10월 현재 순현금 보유규모 4억6800만달러의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2019년 이후 영업에서 흑자를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매출 증가율이 비용 상승률 17%와 같은 수준이어서 적어도 적자가 확대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모든 밈주가 환골탈태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목욕·가정용품 소매체인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는 주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현금이 고갈돼 파산보호 신청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조사 대상 8개 밈주에는 게임스톱, AMC, BB&B외에 블랙베리, 노키아, 이어폰 업체 코스, 소매업체 익스프레스, 란제리 소매업체 네이키드브랜드그룹이 포함돼 있다.


이들 8개 밈주는 1월 28일 로빈후드가 밈주 열풍 속에 거래를 제한한 종목들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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