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마약' 청소년 급증… 17세가 팔고 14세는 투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29 09:00

수정 2023.01.29 18:11

작년 하반기 마약범 5702명 검거
클럽·유흥업소 적발 11배 늘어
5년간 10대 4배·20대 2배 증가
#.지난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인천에 거주하는 17세 A군은 학원 친구 2명과 함께 텔레그램 내 마약 판매 채널을 개설 한 뒤 대금을 가상자산으로 받았다. 이들은 자신들의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성인 중간판매책을 모집해 마약류 판매를 주도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필로폰 49g, 케타민 227g, LSD 33탭, 엑스터시 140정 등 약 4억9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가상자산, 현금 등 48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금을 압수하고 2명을 구속했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 결과 총 5702명을 검거하고 이 중 791명을 구속시켰다. 이는 지난 2021년 같은 기간(4125명) 대비 38.2% 증가한 수치다.


단속현황을 세부적으로 보면, 클럽·유흥업소 일대 마약류 사범 377명을 검거, 지난해 같은 기간(33명) 대비 11.4배 증가했다. 장소별로는 클럽(42.9%), 유흥업소(26.3%), 노래방(15.9%) 순으로 많이 발생했고, 최근에는 파티룸 등에서 파티를 하며 마약류를 투약하는 등 신종 형태의 범행이 확인되기도 했다.

클럽 마약은 주로 외국인 마약 사범이 다수를 이뤘다. 지난해 1월 네덜란드 공급책으로부터 환각제인 '툭락' 등을 초콜릿으로 위장해 클럽 등지에서 외국인 유학생 등에게 판매한 베트남인 등 40명이 검거(수속 26명)되기도 했다.

비대면 마약 범죄도 늘고 있다. 비대면 불법 마약 거래가 단속 기간 중 1495명을 검거(전체 검거 인원 중 26.2% 차지)됐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1,072명) 대비 39.5% 증가했다. 단속·추적을 피하고자 마약류 거래가 음지화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단속 기간 중 다크웹·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류 사범 총 533명을 검거해 지난해 같은 기간(448명) 대비 19.0% 증가했다.

10대 마약류 사범의 증가세도 뚜렷하다. 경찰 관계자는 "작년 기준으로 총 294명 10대 마약 사범 있었다"며 "이 중 14세 투약 사범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 10대 마약 사범은 104명에 불과했다. 무려 3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편, 법무부는 청소년 마약예방·재범방지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0대 마약사범과 20대 마약사범은 각각 119명과 2112명이었지만, 2022년 1~11월까지 집계한 결과 10대 454명, 20대 5335명으로 늘었다. 10대는 4배 가깝게, 20대는 2배가 넘게 증가한 수치다.

법무부 관계자는 "다크웹 등 인터넷 비대면 거래 증가로 10~20대 젊은 층에서 마약에 대한 거부감이나 죄의식 없이 전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법무부는 학생·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민간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전국 중·고등학교와 청소년복지시설에 방문해 실시하는 '찾아가는 법교육 출장강연'에 '마약 예방교육'을 추가하고, 마약관련 전문기관을 법무부 법문화진흥센터로 지정한다. 또 민간 전문기관과 연계를 활성화해 마약예방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청소년비행예방센터, 보호관찰소, 소년분류심사원, 소년원 등 모든 단계에서 마약류 사용 실태를 상시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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