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 35차례 이사회서
반대표 딱 한번 ‘거수기 역할 여전’
반대표 딱 한번 ‘거수기 역할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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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금융지주 이사회의 견제 기능이 유명무실해진 건 수치로도 증명된다.
본지가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공시된 2022년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5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52명 이사들의 주요 안건 찬성률은 99.95%였다. 5대 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총 35차례 이사회(의결 사안이 있었던 회의 기준)를 열고 평균 3~4개 안건을 의결했는데 "반대" 목소리가 나온 적은 딱 한 번뿐이었다.
최근 조기 퇴진 의사를 밝힌 신한지주 변양호 사외이사는 지난해 3월 24일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의 안건 의결 당시 "자사주 취득에 반대하는 건 아니나 자사주 취득 정책에 대한 접근방법 및 소통방식에 보다 적극적인 이사회 논의가 필요하다"며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불참하거나, 의결권이 제한된 경우를 제외하고 반대 의견이 나온 건 5대 지주 중 이 사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 같은 금융지주 이사회 구조 속에서 CEO 리스크가 심해지자 금융사 자체의 신뢰에도 금이 갔다.
이를 두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부통제 관리에 책임을 진 사외이사들이 이른바 거수기 역할만 해서 리스크 감시나 견제 역할이 부족해진 것"이라며 "금융권 사외이사 역할과 책임에 문제가 많아 금융사고를 증폭시켰다는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주인도 없는데 최고경영자가 우호적인 세력만 주변에 놓고 계속해서 그분들 중심으로 운영하는 '내치'가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라며 금융사의 이사회 구조를 비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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