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미세먼지 속 세균이 호흡기 질병 일으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30 15:39

수정 2023.01.30 15:39

생명공학연구원 이승무 박사팀 동물실험 통해 폐 감염 확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미세먼지에 붙어있는 세균이 호흡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서울과 수도권 전역에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8일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미세먼지에 붙어있는 세균이 호흡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서울과 수도권 전역에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8일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이무승 박사팀이 미세먼지에 붙어있는 세균이 호흡기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미세먼지에 있는 세균이 실험실에서 키운 세균보다 강한 염증을 일으켜 심각한 폐손상을 일으켰다. 이와함께 연구진은 몸속으로 들어온 세균을 제거하는 물질도 찾아냈다.

이무승 박사는 30일 "미세먼지에 포함된 세균의 유해성을 최초로 밝힌 것"이라며 "미세먼지의 노출에 의한 호흡기 손상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제어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각종 화합물과 유기물로 이뤄져 있으며,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와 같은 병원성 미생물도 섞여 있다.
이런 미생물들이 호흡을 통해 폐로 들어와 감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연구진은 미세먼지에 섞여 있는 병원성 세균인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를 살펴봤다. 이 세균은 토양을 비롯해 공기중이나 물 속 등 널리 분포된 세균이다. 신체의 기능이 저하되면 수막염, 폐렴, 관절염을 비롯한 여러 감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실험쥐는 폐의 면역기능이 떨어졌다. 이때 병원성 세균인 '슈도모나스 스투체리'에 쉽게 감염됐으며, 폐손상이 일어났다. 특히 미세먼지에서 나온 세균은 실험실에서 키운 세균보다 강한 염증반응을 일으켰으며, 실험쥐에 심각한 폐 손상이 일어났다.

연구진은 이와함께 슈도모나스 스투체리를 효과가 있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선천성 면역에 관여하는 '톨 유사 수용체(TLR)'라는 단백질이 항생물질인 '베타-디펜신 3'를 만들어내 세균을 제어했다.

이무승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미세먼지 내 감염병 세균에 의한 호흡기 질환 치료와 유해 세균 증식을 제어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환경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