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뉴스1) 배수아 기자 = 30일 0시를 기해 병원과 대중교통을 제외하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자율화 첫날인 이날 낮 1시쯤 경기 수원시 광교의 한 대형마트. 마트 직원과 손님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부인, 4살 자녀와 함께 마트를 찾은 박기남씨(35)는 실내 마스크 자율화가 됐더라도 계속 착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아직은 벗는 게 불안하다"면서 "코로나뿐 아니라 다른 감염병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쓸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한 시민은 "오늘부터 마스크 착용 해제라고 해서 일부러 안들고 나왔는데 막상 나와보니 다 쓰고 있어서 괜히 민망해진다"며 어색함을 토로했다.
수원 호매실에 사는 이모씨(32)는 "2년 넘게 마스크를 쓰고 있다보니 이미 익숙해져서 한동안은 그대로 쓰고 다닐 것 같다. 아침에 출근할 때,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음식 받으러 갈 때도 습관적으로 마스크를 썼다. 사실 착용의무가 해제됐어도 코로나19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 쓰는 게 낫다고 봐서 권고사항 지키면서 착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트 내 직원의 경우 거의 모든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마트직원 김미숙씨(55)는 "위에서 마스크를 쓰라는 지시가 내려온 건 아니지만 불특정 다수를 계속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쓰는 것 같다. 강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의 지침을 받는 기관들은 아직 혼선이 있는 모습이었다.
광교에서 민간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 A씨는 "어린이집의 경우 이날부터 마스크를 정말 벗어도 되는지에 대한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랐다"면서 "아직 보건복지부에서 이렇다 할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우선은 학부모들에게 아동들의 마스크 착용을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침이 내려오면 학부모들에게 공지하고 지침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린이집 아동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등원길에 만난 한 학부모는 "요즘 독감도 유행하고, 아이가 계속 마스크를 쓰는 게 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정부 지원 아이돌봄 서비스도 아직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 아이돌봄서비스 관계자는 "여가부의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가부에서 지침이 내려오면 이에 따라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부모 B씨는 "영아를 맡기는 입장이다보니 아무래도 마스크를 착용했으면 좋겠다"면서 "그래도 돌보미 선생님이 안쓰시겠다고 하면 개인 자율인데 안쓴다고 뭐라할 수는 없을 거 같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 약 27개월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했다
다만, 의료기관과 약국,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과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그대로 적용된다. 대중교통의 경우 버스와 지하철은 물론이고 도시철도, 여객선, 도선, 택시, 항공기, 전세버스, 특수여객자동차가 해당된다.
방역당국은 병원과 대중교통 이외에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그러한 사람과 접촉한 경우 △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나 이와 접촉하는 경우 △최근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밀집·밀접) 환경에 처한 경우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함성이나 합창, 대화 등 비말 생성행위가 많은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을 강력 권고했다.
중대본은 모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2단계 의무 조정은 '심각' 단계인 코로나19 위기단계가 '경계' 또는 '주의'로 하향되거나, 현재 2급 감염병인 법정감염병 등급이 4등급 감염병으로 하향될 때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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