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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난방비 폭탄' 중구난방 해법 누구 말이 맞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30 18:09

수정 2023.01.30 18:09

대통령 지지도에 악영향
가스비 추가 인상대기중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지난 26일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38% 인상된 가스요금이 올겨울 역대급 한파를 만나면서 초유의 '난방비 폭탄'을 불러왔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지도까지 떨어뜨렸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7%p 떨어진 37.0%로 집계됐다.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설 연휴 이후 터진 난방비 이슈가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30조원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6일 소득 상위 20%를 제외하고 전체 80%에게 에너지 지원금으로 7조2000억원을 지급하자고 주장했다. 여당의 당권주자 증 한 명인 조경태 의원이 추경 주장에 가세했다. 다분히 정치적 포퓰리즘에 편승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정치권에서 추경 주장이 나오는 것은 정부의 대책이 취약계층에만 집중돼 중산층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 때문이다. 중산층의 민심 동요가 심상치 않은데도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전국 2200여만가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안이했다.

난방비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은 어불성설이며, 난방비 폭등은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을 계속 미뤄온 탓이라는 게 정부·여당의 생각이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국제가격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고 미뤄온 탓에 국민과 기업이 충격을 크게 받고 있다"고 전 정권에 책임소재를 돌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40조원에 가까운 본예산을 통과시킨 게 엊그제이고 집행을 이제 막 시작했는데 추경을 한다는 것은 재정운용의 ABC, 기본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최근 난방비가 크게 오른 이유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 상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에너지 가격 폭등 탓이다. 세계적으로 2021년 대비 2022년 주택용 가스요금은 미국 3.3배, 영국 2.6배, 독일 3.6배 인상됐다. 한국은 이들 국가와 비교해 23~60%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난방비 부담이 앞으로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민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가스요금 인상분보다 올해 최소 1.5배 더 인상요인이 있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가스요금 외에도 전기·교통 등 공공요금 인상이 겹치면서 민생안정화 해법이 비상 상황에 처했다.
지난 정부는 에너지가 없는 나라의 처지를 망각한 채 탈원전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에너지 전환을 졸속으로 강행해 에너지 안보를 뒤흔드는 참담한 우를 범했다. 정치적 이념에 매몰된 결과이다.
책임 있는 자와 정당은 선거를 통해 준엄하게 심판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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