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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뚫고 美 합작사 설립… 글로벌 IB 역량 키우고 사업 다각화 [포춘클럽 라운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1.30 18:29

수정 2023.01.30 19:33

한국투자증권
스티펄 파이낸셜 손잡고 美 진출
인수금융·사모대출 비즈니스 주력
디지털 환경 초점 체질개선 속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미니스탁'
2030 소액투자자 마음 사로잡아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오른쪽)과 론 크루셥스키 스티펄 회장이 지난해 9월 합작회사 'SF 크레딧파트너스' 설립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오른쪽)과 론 크루셥스키 스티펄 회장이 지난해 9월 합작회사 'SF 크레딧파트너스' 설립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시장에 유동성이 급감하면서 증권업계가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거래대금이 쪼그라들면서 위탁매매수수료가 줄었고 고금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진 때문이다.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美 인수금융 등 해외사업 확대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3·4분기까지 20조8094억원의 영업수익(매출액)과 함께 영억이익 5050억원, 순이익 439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나란히 1조원을 넘어섰으나 2022년에는 반토막이 났다.
고금리와 자금시장 경색으로 부동산 PF 및 투자은행(IB) 관련 수익 부진이 불가피했다.

그럼에도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으로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일부 완화될 수 있다"며 "카카오뱅크 지분이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전됨에 따라 발행어음 한도, IB 및 트레이딩 한도, 레버리지 측면에서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사업 강화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스티펄 파이낸셜과 합작사(SF 크레딧파트너스)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 현지에서 인수금융 및 사모대출(PD) 비즈니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주요 사업 영역은 미들마켓 론(중견·중소기업 직접대출)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리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등에 필요한 자금을 기업에 대출 형식으로 제공한다. 글로벌 대형 은행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제한된 틈새시장이다.

스티펄과 사업부문별 전략적 제휴도 맺었다. 신규사업을 공동 발굴하고 인력·상품 교류를 확대키로 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스티펄은 미국시장 진출에 필요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IB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시장 진출은 2021년 뉴욕에 IB전담 법인(KIS US)을 설립하면서 본격화됐다. 1년이 되기도 전에 부동산 투자회사 락우드캐피탈이 665뉴욕애비뉴빌딩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5000만달러의 인수금융 딜을 주관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유럽 사모펀드 PAI파트너스와 손잡고 오렌지주스 브랜드 트로피카나 인수금융에 공동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다.

■'미니스탁''모이다' 2030 인기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 환경에 초점을 맞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020년 온라인 금융상품권 출시를 시작으로 2021년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애플리케이션 미니스탁을 오픈했다. 지난해에는 일상과 투자를 연결하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 '모이다'를 선보였다.

모이다는 증권을 비롯한 은행·보험·카드 등에 흩어진 고객 데이터를 통합 관리한다. 고객의 소비 패턴을 도출하는 동시에 관련 종목을 추천해 준다. 상품에 붙은 바코드를 스캔하면 관련 기업의 주가와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의 투자 성향과 미래 금융점수를 토대로 투자전략도 제시한다.


미니스탁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특히 이용객 가운데 2030세대의 비중이 70%를 넘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미니스탁의 성공사례가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의 전면 허용을 이끌어냈다"며 "국내 주식과 부동산, 명품, 음악저작권 역시 쪼개서 투자하는 서비스가 등장하는 등 다양한 자산으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재테크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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