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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총선 출마설에 명현관 해남군수 '노심초사'…이유는

뉴스1

입력 2023.01.31 07:40

수정 2023.01.31 09:16

명현관 전남 해남군수 ⓒ News1
명현관 전남 해남군수 ⓒ News1


명현관 해남군수가 새롭게 개장한 해남매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해남군 제공)2023.1.20/뉴스1
명현관 해남군수가 새롭게 개장한 해남매일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해남군 제공)2023.1.20/뉴스1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2017년 당시 국민의당 의원 신분으로 해남 대흥사를 찾아 회주인 보선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전 원장 바로 오른쪽에 명현관 군수가 서 있다. 2017.10.7/뉴스1 ⓒ News1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2017년 당시 국민의당 의원 신분으로 해남 대흥사를 찾아 회주인 보선 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박 전 원장 바로 오른쪽에 명현관 군수가 서 있다. 2017.10.7/뉴스1 ⓒ News1


(해남=뉴스1) 박진규 기자 =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명현관 전남 해남군수가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박 전 원장의 출마 예상지로 자신의 전 지역구였던 전남 목포시와 함께 고향인 진도가 포함된 해남·완도·진도 지역구가 거론되면서 국회 입성을 저울질하던 명 군수에 불똥이 튄 모양새다.


◇명현관, 박지원 전 원장 따라 민주평화당 후보로 해남군수 당선

3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명현관 해남군수는 해남을 새롭게 변모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해남은 명 군수 이전 현직 군수들이 비리 혐의로 3번 연속 구속돼 '군수 되면 구속'이라는 오명을 받아왔다.

이로 인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는 '깨끗하고 정직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당시 전남도의회 의장을 맡고 있던 명 군수는 도의원직을 사퇴하고 민주평화당 후보로 해남군수 선거에 나섰다.

그는 민주당, 민주평화당, 무소속 후보 간 3파전 속에서도 절반을 넘는 득표수로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전남 22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평화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해남을 포함해 고흥, 함평 등 3곳에 불과했다.

당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명 군수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경쟁자가 없어 당내 경선조차 치르지 않고 무투표 당선돼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군수 3선 도전 않겠다"는 말에 총선 출마 가능성 제기

명 군수는 취임 이후 청렴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재임기간 급여를 모두 반납하겠다'는 공약을 실천하며 군정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상승시켰다. 바닥을 맴돌던 청렴도 평가에서도 전남도내에서 유일하게 5년 연속 2등급을 달성하며 해남을 청렴의 도시로 변모시켰다.

각종 국책사업 유치와 함께 전국최초 농민수당 도입, 온라인 쇼핑몰 해남미소 매출액 200억 달성, 해남사랑상품권 전국 군단위 최대 발행 등의 실적으로 예산 1조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명 군수는 군수직에 도전하면서 주위에 "난 욕심이 없다. 재선까지만 하겠다"고 다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선에 성공하면서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군수 3선을 하지 않을 바에야 지역 발전을 위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명 군수는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한 언급 대신 "오로지 군수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혀왔다.

◇해남·완도·진도 군수들 힘 합치면 윤재갑 현 의원과 '필적'

명 군수가 총선 출마 의지를 굳힌다면 구도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역대 해남·완도·진도 선거구는 해남 인구가 완도와 진도를 합친 인구와 맞먹는 탓에 해남 주민들의 선택이 좌우했다. 또한 투표 성향상 진도는 해남 표심을 따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 공천심사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인 윤재갑 의원이 3선에 도전하던 현 신우철 완도군수에 부정적인 입장인 것이 알려져 둘 사이에 금이 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선거 결과는 명현관 해남군수는 무투표 당선, 신우철 완도군수 3선 성공, 진도는 민주당 후보에 맞서 무소속 김희수 군수의 신승으로 결론났다.

이 때문에 내년 총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윤재갑 의원의 지역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탄탄한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군수들이 힘을 합친다면 얼마든지 윤 의원에 대적할 만한 후보를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이다.

3선에 오른 신우철 완도군수는 다음 정치 행보로 수산분야 전문가인 자신의 장점을 살려 마지막 공직으로 해양수산부 장관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인 김희수 진도군수의 금배지 도전은 아직은 무리인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레 명현관 해남군수의 결단만이 남은 셈이다.

◇정치 의리상 박지원 출마하면 '금배지' 욕심 버릴 듯

이런 와중에 '정치적 대부'인 박지원 전 원장의 해남·완도·진도 출마설이 나오면서 지역 정치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명 군수는 첫 군수직 도전에서 오히려 무소속이 편했음에도 박 전 원장의 요청에 따라 민주평화당 후보로 나설 만큼 둘 사이의 관계가 돈독하다.

신우철 군수 또한 평소 군정을 운영하면서 중앙 정치권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박 전 원장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끈끈하다.

박 전 원장이 이 지역에서 총선에 출마한다면 명 군수와 신 군수는 정치 의리상 '무조건 지지'를 보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 전 원장은 고향인 진도에서도 무소속 김희수 군수의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박 전 원장의 총선 등판 여부를 두고 명현관 해남군수가 노심초사하는 형국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민주당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박 전 원장의 총선 출마가능성 만으로도 지역은 요동치고 있다"며 "정치 9단의 역할 필요성과 후진 양성을 위한 2선 후퇴, 둘 사이의 결정에 따라 지역 총선판도가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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