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불황에 전진배치".. 80년대생 '오너 3세'들이 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1 05:00

수정 2023.02.01 13:44

롯데·한화·CU 등 유통가 3세 경영 본격화
신사업 미래먹거리로 경영능력 입증 숙제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김동선 전략본부장(오른쪽)과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 윌리엄 피처는 지난해 10월 서울 더 플라자에서 파이브 가이즈 국내 사업 추진을 위한 약정식을 체결했다. 갤러리아 제공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김동선 전략본부장(오른쪽)과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 윌리엄 피처는 지난해 10월 서울 더 플라자에서 파이브 가이즈 국내 사업 추진을 위한 약정식을 체결했다. 갤러리아 제공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전략본부장. 갤러리아 제공.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전략본부장. 갤러리아 제공.

홍정국 BGF 사장(왼쪽)과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 사진=연합뉴스
홍정국 BGF 사장(왼쪽)과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유통업계 오너 3세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이들이 꼽는 미래먹거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 경영능력을 입증해야하는 젊은 오너들은 수소에너지, 친환경, 신소재 등을 미래먹거리로 선택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유통가 오너 3세들이 신경영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신유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상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 등은 각각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 신유열, 신성장사업 수소에너지 주력

우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일본지사 상무보가 지난해 기초소재사업을 담당하는 상무로 승진했다.


일본 아오야마가쿠인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신 상무는 게이오대를 거쳐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수료했다. 2014년 노무라증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2020년 10월 일본 롯데 유통기획부 리테일 담당 부장으로 입사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상무는 내년부터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수소에너지 분야에서 국제 협력을 주도할 것"이라며 “병역문제, 지주사 지분 문제 등을 고려할 때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만 38세가 되는 2025년께 한국 국적을 취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길에 동행했을 당시 신 상무에 대한 경영수업이 본격화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는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와 함께 수소, 배터리 등 관련 전시관을 둘러봤다. 지난달 12일 신격호 명예회장 추모식에 참석한 뒤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에 처음 배석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완전 대면으로 열린 VCM에서 계열사 사장단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브 가이즈' 유치 나선 한화의 김동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는 리조트와 백화점 사업 등 유통사업을 맡았다.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 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은 금융 사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지난달 한화솔루션은 종속회사인 한화갤러리아의 인적분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된 한화갤러리아는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재상장될 예정이다.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을 맡은 김 전무의 행보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 3대버거로 알려진 ‘파이브 가이즈’ 유치다. 그는 파이브가이즈 유치를 위해 미국까지 가 직접 창업주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인 신뢰를 쌓기 위해 사업 계획 브리핑을 직접했다.

김 전무는 올해 처음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글로벌 식품업계 관계자들을 만났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식품 시장의 트렌드인 친환경, 건강, 지속가능성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면서 “파이브 가이즈 등 한화의 외식사업에서도 관련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해석했다.

CU 장남은 본업, 차남은 플라스틱 신소재

홍석조 BGF그룹 회장은 장남과 차남에게 각각 편의점 CU와 플라스틱 소재사업을 맡겼다.

홍 회장은 지난해 홍정국 BGF 사장과 홍정혁 대표에게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지분을 넘겼다.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를 맡고 있는 홍정혁 대표는 플라스틱 소재 사업에 집중한다. 지난해 인사 당시 BGF는 "그룹 신성장동력인 소재 부문을 적극 육성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전신은 BGF그룹의 소재 부문 계열사인 '코프라(KOPLA)'다. 코프라는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상장 기업으로 2021년 BGF가 총 2500억원을 투자·인수했다. 지난해 친환경 소재 관련 사업을 하는 BGF에코바이오와 합병한 뒤 BGF에코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바꿨다.

투자, 인수, 합병 과정에서 홍정혁 대표는 BGF에코머티리얼즈 지분 2.71%를 획득했다. 홍 대표는 코프라 지분은 없었으나 2019년 BGF에코바이오 설립 당시 50억원을 투자해 16.7%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는 BGF(50.67%)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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