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 시료 잘못됐을 때 대비한 '플랜B'…화성헬기로 회수
퍼서비어런스, 화성 암석 시료관 10개 '노천' 보관 완료본체 시료 잘못됐을 때 대비한 '플랜B'…화성헬기로 회수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지구로 가져와 정밀 분석할 토양 및 암석 시료 10개를 화성의 '노천창고'에 보관하는 임무를 마쳤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제트추진연구소(JPL)의 퍼서비어런스호 운영팀는 지난 29일 오후 로버가 10번째 티타늄 시료관을 예제로 크레이터 '쓰리 포크스'(Three Forks)의 계획된 장소에 성공적으로 떨궜다는 신호를 수신했다.
퍼서비어런스는 지난달 21일 첫 시료관을 떨구는 것을 시작으로 5∼15m 거리를 두고 지그재그로 이동하며 5주여에 걸쳐 모두 10개의 시료관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표면을 찾아 내려놓았다.
시료관의 위치는 먼지에 덮여도 찾을 수 있게 정확하게 기록됐다.
이들 시료관은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화성 시료 회수 캠페인'을 통해 지구로 가져와 정밀분석하게 된다.
퍼서비어런스는 고대 호수로 추정되는 예제로 크레이터의 바닥을 탐사하면서 과학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암석 코어는 시료관을 두 개씩 만들었으며, 이 중 한 개가 쓰리 포크스의 노천 창고에 보관됐다.
다른 한 개는 퍼서비어런스호 동체에 보관돼 시료회수 착륙선의 1차 수거 목표가 된다.
쓰리 포크스에 떨군 시료관은 로버가 작동불능 상태에 빠지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백업용으로, 착륙선과 함께 파견될 화성 헬기를 통해 회수된다.
과학자들은 퍼서비어런스호가 길이 18.6㎝의 시료관에 담은 화성암과 퇴적암 시료가 약 40억년 전 충돌구가 형성된 직후 이어진 지질학적 과정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고대 생명체 흔적도 최종적으로 확인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쓰리 포크스는 강물이 고대 호수로 흘러들면서 형성된 부채꼴 형태의 고대 삼각주 끝부분으로, 퍼서비어런스는 이를 뒤로 하고 강 입구를 향해 올라가며 새로운 과학탐사에 나서게 된다.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의 퍼서비어런스 과학자 켄 팔리는 "삼각주 끝에서 '록키톱'으로 명명된 지역까지 암석은 호수 환경에서 퇴적됐지만 그 위로는 강물이 호수로 흘러드는 과정이나 그 끝부분에서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강 입구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모래부터 대형 바위에 이르기까지 더 큰 입자로 구성된 암석을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런 물질은 예제로 크레이터 밖에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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