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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이재명과 통화했다…李 방북 위해 북에 300만달러 송금"(종합)

뉴스1

입력 2023.01.31 16:52

수정 2023.01.31 17:36

8개월의 장기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2023.1.17/뉴스1 ⓒ News1 공항사진기자단
8개월의 장기 해외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압송되고 있다.2023.1.17/뉴스1 ⓒ News1 공항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조사를 마치고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1.2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쌍방울그룹 각종 비리 의혹' 사건의 핵심인 김성태 전 회장이 2019년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을 위해 북한에 30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그동안 북한에 송금된 금액인 500만 달러에 더하면 쌍방울 송금액은 총 800만 달러로 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증거인멸,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김씨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2019년 1월, 11월 각각 두 차례 북한 고위측에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전달한 사실에 더해 같은 해 4월에도 300만 달러를 보낸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송금 배경을 추궁하자 김씨는 "2019년 1월 200만 달러, 4월 300만 달러를 각각 보냈고 이는 경기도의 '스마트팜 사업 비용'이다.
같은해 11월에 보낸 300만 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0월 도는 평양을 방문해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아태위)와 스마트팜 지원사업을 비롯한 6개 분야 교류협약을 맺었다.

당시 평양을 방문한 인물은 '쌍방울그룹 뇌물 의혹'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다.

쌍방울그룹이 스마트팜 사업 비용을 도를 대신해 제공한 배경에는 김성혜 조선아태위 실장 등 북측 고위관계자 2명을 만나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다.

김성혜는 당시 "경기도가 북한의 낙후한 협동농장을 스마트팜으로 개선한다 했는데 아직 지원이 없다. 쌍방울그룹이 도를 대신해 사업비용 50억원을 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12월 북한을 방문했던 이 전 평화부지사는 교류협력사업 합의를 통해 도지사(이재명 대표)의 방북 가능성을 제시했고 도는 실제로 이듬해 5월 조선아태위에 방북초청을 요하는 공문을 보냈다.

당시 도와 대북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했던 김씨는 2019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의 공동개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2차 국제대회'에서 북한 대남공작기관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보위성) 소속 리호남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씨는 '이 대표가 대선(20대)을 위해 방북을 원한다'고 하자 리호남은 고급 승용차, 헬리콥터 등 방북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요구했고 이에 김씨와 리호남은 300만 달러 비용 송금에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이 대표와의 접점이 없다'는 취지로 그동안 주장해 왔고 이재명 대표도 김씨와의 통화사실을 부인하고 있는데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이 대표와 전화통화를 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점에 대해 번복한 셈인데 김씨는 2019년 1월 중국에서 선양에서 열린 '한국기업간담회'에서 이 전 평화부지사를 통해 이 대표와 전화통화를 가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당시 이 대표가 통화에서 "고맙다"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고맙다고 말한 이유는 경기도를 대신해 스마트팜 비용을 대납하기 때문으로 이해했다는 취지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퍼즐같은 범죄사실을 하나씩 끼워맞추는 식의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씨의 4500억원 상당 배임 혐의에 대해 사용처를 하나 둘씩 밝혀내는 과정에 일부는 개인적 횡령으로, 일부는 이씨의 뇌물 등으로 각각 빠져나간 정황을 확인 중이고 실제로 밝혀낸 범죄사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쌍방울그룹이 경기도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북사업을 하려는 의도 등 그 목적이 담긴 '퍼즐판'을 찾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와 김씨 간의 미심쩍은 관계를 입증하는데 주력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의 칼끝을 더욱 모으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표는 이와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의 신작소설이 나온 것"이라며 김씨와의 통화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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