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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옥 前 수석, 내정인사 탈락하자 산자부 차관 불러 경위서까지 받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1 07:10

수정 2023.02.01 07:10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사진=연합뉴스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 당시 전 정권이 임명한 공공기관장들을 상대로 사직을 압박한 일명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내정자가 청와대에서 정해놨던 인물에 대한 임명이 이뤄지지 않자 다음날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을 청와대로 호출해 질책하고 경위서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 인사수석과 함께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산하기관 등의 임원 인사와 관련해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출신 등의 인사가 교체돼야 한다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31일 법무부가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에게 제출한 조 전 수석 및 백 전 장관 등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2017년 11월 30일 산업부 산하 한전KDN 사장 내정자를 산업부에 사전 통보했음에도 그가 임원추천위원회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자, 다음 날 청와대 행정관을 통해 당시 산업부 차관과 산업부 인사 관련 담당 국장, 과장에게 청와대로 들어오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조 전 수석에게 '한전KDN 담당자가 임원추천위원회 위원 모두에게 내정자를 알려주는 것이 위험해 일부 위원에게만 알려줬는데, 내정자가 탈락하게 됐다'는 경위서도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 전 수석은 "대통령에게 다 보고된 건"이라며 "얼마나 신경을 안 썼으면 이런 사람이 떨어질 수 있겠느냐. 앞으로 신경 잘 쓰고 이런 일이 절대로 없도록 하라"라고 질책한 것으로 공소장에서 드러났다.


조 전 수석은 또 2017년 11월 부하 직원을 통해 과장에게 한전 KPS의 인사를 동결시키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이를 전달받은 한전KPS 사장이 임금피크제로 전환되는 직원 등 86명에 대한 인사 발령을 강행하자 그 인사를 취소하기 위해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한전KPS 인사 사실을 안 뒤 산업부 운영지원과장에게 "청와대 지시를 거역했다. 당장 장관에게 보고하고 원상회복 조치시킬 것"이라며 "특감반 보내 조사하겠다"라는 취지의 압박도 했다. 당시 한전KPS 사장은 "이곳은 기업"이라며 " 국가 지시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장에서 뛰는 애들이 일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라고 반발했다고 한다. 다만 이들의 인사는 취소됐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백 전 장관은 2017년 10월경 산업부 소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광물자원공사 기관장 교체를 염두에 두다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에게 "이명박 정부의 해외 자원 개발로 인해 국고 낭비가 심각하다. 그 부분에 대해 책임이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발언했다고 한다.
백 전 장관은 같은 해 11월 "해당 4개 기관장들의 사표를 받아야 하니 청와대와 협의할 것"이라는 취지의 지시도 내린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한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지난달 19일 백 전 장관, 조 전 수석,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인사 5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2017~2018년 산업부 11개, 과기부 7개, 통일부 1개 기관장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사직서를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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