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최대 ‘석유재벌’인 엑손모빌이 지난해 약 69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수익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의 수혜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작년 순이익이 557억 달러(약 68조 8000억원)를 기록, 화이자 등 대형 제약업체는 물론이고 금융이나 정보기술(IT) 분야의 대표적인 업체들도 앞섰다.
엑손모빌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에너지 수요 급감으로 인한 가격 폭락으로 220억달러(약 27조1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연간 적자였다. 이로 인해 당시 주가는 55% 가까이 하락했고,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지수에서 퇴출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러한 손실을 모두 상쇄했다.
사상 최대 호황에 지난해 엑손모빌의 주가는 80%가량 급등했다. S&P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중에서 네 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지난해 S&P500 지수는 9% 하락했지만, 에너지 분야는 오히려 37%나 상승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침체기에도 화석연료에 꾸준하게 투자한 것이 기록적인 수익을 이끈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증시에선 엑손모빌 외에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큰 수익을 올렸다. 엑손모빌의 경쟁업체인 셰브런도 최근 365억달러의 연간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엑손모빌에 대해 “신(神)보다도 많은 돈을 벌었다”며 “에너지 업계의 이익이 소비자에게 환원돼야 한다. 횡재세(초과이윤세)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