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의 부인 김양자씨가 최근 세상을 떠나면서 약 100억원의 재산을 공익재단인 넥센월석문화재단(이사장 강병중 회장)에 기부했다고 1일 밝혔다.
고 김양자씨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넥센그룹의 지주사인 ㈜넥센의 지분(2.12%) 121만260주(약 48억원 상당)를 전량 기부한 것을 포함해 총 13개 기업의 보유 주식·채권 등 모두 99억 3천만원 상당을 재단에 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2년 창녕공장 준공식 등 넥센그룹 주요 공식석상에 동석하는 방식으로 기업 대소사를 함께 했다.
김씨는 넥센그룹 지분을 보유했을 뿐 그룹사 직책을 맡거나 경영에 관여하지는 않았다.
김씨는 지난달 22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김여사는 가정부를 두지 않고 가사·육아를 병행하는 등 평소 매우 검소한 생활을 해왔다.
김씨는 강병중 회장과 사이에 장남인 강호찬 넥센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1남 2녀를 두었다.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맏사위다.
넥센월석문화재단은 지난 2008년 1월 강병중 회장의 사재와 넥센그룹 출연 기금으로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재단은 설립 이후 지금까지 부산 경남 울산지역에서 각급학교 장학금 및 학교발전기금으로 58억 9천만원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사회소외계층, 학술과 문화예술 등의 분야에 총 125억여 원을 지원해왔다. 넥센월석문화재단의 장학금을 받은 각급학교 수혜 학생은 지난해까지 총 4600명에 이른다.
넥센월석문화재단 강병중 이사장은 이밖에도 KNN문화재단과 월석선도장학회 이사장도 맡고 있다.
KNN문화재단을 통해서도 그동안 장학금 28억7000만원(수혜학생 2100여명)을 비롯해 문화예술 소외계층 등 분야에 57억여 원을 지원했다.
또 자신의 사재를 희사해 2003년 설립한 월석선도장학회를 통해서는 지난해까지 2,000여명 학생에게 장학금 15억여 원을 지원했다. 모교인 동아대에 2018년 사재 150억 원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하는 등 후원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김씨와 강 회장의 부부애는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을 정도로 지극하고 돈독했다. 부부는 지역건설사가 건설한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있는 아파트에 30년 가까이 살면서 강회장은 아내의 건강을 위해 온천욕과 산책, 골프 같은 활동을 함께 했고, 절에도 함께 다녔다.
강 회장은 간병도 직접 지극정성으로 했다. 수년간 부산과 서울, 또 일본의 병원에서 입원해있던 아내 간병을 위해 매주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있는 병원을 찾았고, 일본 병원에 수차례 장기간 입원했을 때도 함께 일본에 머무르면서 밤늦게까지 병실을 지키며 아내를 간병하는 등 지극한 부부애를 보여줬다.
장례기간에는 장례식장 한쪽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김씨가 생전 강 회장과 즐겁게 지냈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계속 내보내면서 부인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나타내기도 했다.
2015년 강 회장은 77세 기념 희수연에서 "제 곁을 지키며 내조를 다해온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자식들을 잘 키워줘서 고맙고, 사업을 일으켜 오늘날이 있게 된 것도 집사람 덕분입니다. 88세, 미수까지 함께 건강하게 여생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며 김씨에 대한 사랑을 이야기한 바 있다.
강병중 회장은 이밖에도 1970년대 중반 고향에 있는 진주 이반성중학교 이사장을 맡아 농촌인구 감소로 학교가 폐교된 1990년대 말까지 이반성중 학생 들에게 활발한 육영 및 장학사업을 했다. 이반성면 출신 대학 신입생들에게는 당시로서는 거금인 100만원씩을 지원했고 지금까지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1979년 모교인 이반성면 진산초등학교 이전 당시 전체 부지를 기증하고 정문 건립과 피아노 등 학습용 교육기자재 일체 지원했다.
강병중 회장이 지금까지 각급학교에 기부한 장학금과 발전기금은 약 300억원에 달하고 수혜학생들은 1만여 명을 헤아린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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