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부산 20대 여성 돌려차기' 가해자, 범행을 놀이로 생각.."후천적 사이코패스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2 06:45

수정 2023.02.02 15:41

부산 서면에서 처음 본 20대 여성을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남성의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원본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가해자가 '후천적 사이코패스'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JTBC
부산 서면에서 처음 본 20대 여성을 이유 없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남성의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원본 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가해자가 '후천적 사이코패스'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JTBC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5월 일면식 없는 20대 여성을 쫓아가 무차별 폭행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반복되는 범죄로 자신의 폭력성에 무감각해진 이른바 ‘후천적 사이코패스’라는 분석이 나왔다.

프로파일러 배상훈 박사는 지난 1일 KBS 라디오에서 “프로파일러 면담 기록으로 미뤄봤을 때, A씨는 범행을 일종의 놀이처럼 생각한다”며 “이런 범죄자들은 사람을 폭행하고 괴롭히는 행위에 대해 무감각하다. 대신 교도관이나 경찰 앞에서는 비굴해진다. 이런 경우는 후천적 사이코패스로 봐야 한다”고 했다.

배박사는 가해자의 범행이 결코 우발적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해자의 행동을 보면 연속 동작이 아니라 구타한 뒤 확인 작업을 하고 시야가 가려진 다른 장소에서 다른 범죄를 저지른 후 도주했다”며 “절대 심신미약에 의한 범죄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범인은 피해자를 1시간가량 따라다니고 있었다”며 “애초에 특정한 어떤 행위를 하기 위해 쫓아간 것”이라고 봤다.

배 박사는 “검찰이 살인미수로 20년을 구형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범인의 행태나 범행 은폐 시도 등이 너무 악의적이고 고의적이라고 본 것이다”며 “범죄의 적용은 살인미수이되, 실제로는 살인에 준하게 구형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배 박사는 “재판부에서 판결문은 엄중하게 작성했지만 형량을 너무 낮게 선고했다”며 “추가 범죄(성범죄) 정황이 보이는데 증거도 없고 수사도 이뤄지지 않아 ‘강간치상’ 부분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배 박사는 “프로파일러 면담 기록으로 미뤄봤을 때 A씨는 사람을 폭행하고 추가적 괴롭힘 등 어떤 행위를 하는것에 대해 무감해진 ‘후천적 사이코패스’로 봐야 한다”며 “대단히 비사회적인데, 교도관이나 경찰 등 힘 있는 자 앞에서는 사회적이다”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배 박사는 “지금보다 좀 더 통합적이고 긴 교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A씨와 같은 후천적사이코패스는 교도관들에게 착하게 행동하기 때문에 가석방 점수가 높게 나온다”며 "따라서 사이코패스 점수가 높아도 석방되게 된다. 이런 잘못된 상황이 계속 반복된다"고 짚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5월 22일 부산 서면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 B(26)씨를 이유 없이 무차별 폭행했다. 최근 공개된 CCTV 원본 영상에는 A씨가 돌려차기로 B씨의 후두부를 가격한 뒤 머리를 여러 차례 밟아 기절시키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이미 강도상해죄로 6년, 공동주거침입으로 2년을 복역한 전과자였다.


검찰은 A씨를 살인미수로 기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A씨는 살해 고의가 없었고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했다.
이후 1심 재판부가 징역 12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을 선고했지만, A씨는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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