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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바그너 용병 "우크라와 싸우기 싫다" 말한 용병, 훈련병 앞에서 총살당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2 08:08

수정 2023.02.02 08:08

러시아 민간 용병단체 '와그너그룹'에서 탈주해 최초로 국외에 도피한 전직용병 안드레이 메드베데프.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민간 용병단체 '와그너그룹'에서 탈주해 최초로 국외에 도피한 전직용병 안드레이 메드베데프.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민간 용병단체 '와그너그룹'에서 탈주해 최초로 국외에 도피한 전직용병 안드레이 메드베데프(26)가 지난달 30일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전쟁의 참혹함을 전했다.

메드베데프는 과거 러시아군 복무 경험을 살려 지난해 7월 와그너그룹에 자원 입대했다. 그는 입대 계약서에 서명한 지 불과 10일도 안 돼 격전지인 바흐무트에 투입됐으며, 이때 현장 지휘관으로 활동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가 처음 배치될 당시 소속된 전투원은 10명 정도다. 하지만 러시아 내 죄수들이 전쟁에 동원되면서 그 숫자가 현저히 늘었다.
와그너그룹에 죄수들이 투입된 이유로 예브게니 프리고진 와그너그룹 대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점이 꼽히고 있다.

하지만 메드베데프는 이 용병들이 총자루 하나만 쥔 채 어떠한 전술도 없이 우크라이나군의 주둔지를 향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제대로된 작전 지시를 받지 못해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용병이 무의미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메드베데프는 이 같은 상황에서도 와그너그룹 상층부가 용병들을 공포로 다스렸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는 "(와그너그룹이) 싸우기 싫어하는 이들을 둘러싸고 신병들 눈앞에서 총살을 벌였다. 전투를 거부한 죄수 두 명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살했고, 훈련병들이 파낸 참호 안에 매장했다"라고 말했다. 또 프리고진 대표와 러시아군 특수부대 장교 출신인 드미트리 우트킨에게 직접 보고할 때도 있었다며 두 사람을 '악마'로 지칭하기도 했다.

앞서 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전사한 죄수 출신 용병 유족들에게 1인당 500만 루블(한화 약 8700만원)의 위로금 지급 약속을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메드베데프는 "누구도 그런 종류의 돈을 지불하기를 원치 않았다. (전사자) 다수는 (위로금도 못 받고) 그저 실종 처리됐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프리고진은 CNN에 "지금까지 와그너그룹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라며 메드베데프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편 메드베데프는 지난해 말 부대에서 탈주한 뒤 러시아 내에서 잠적했다가 최근 국경을 넘어 노르웨이에 망명을 신청했다.
메드베데프는 탈주 과정에서 10차례 이상 체포될 뻔했으며, 마지막 시도 때 흰옷으로 위장한 채 얼어붙은 강을 건넜다고 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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