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김영희씨의 별세 소식에 농구계가 슬픔에 잠겼다.
고인은 지난달 31일 긴 투병 생활 끝에 향년 60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고인은 생전 한국 농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다.
현역 때 여자농구 최장신(2m) 센터로 이름을 날린 고인은 동주여중과 숭의여고를 거쳐 실업농구 한국화장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김영희가 속한 한국화장품과 또 한 명의 레전드 박찬숙이 이끄는 태평양화학의 라이벌전은 남자농구 못지 않은 인기 속에 펼쳐졌다.
고인의 활약은 국제무대에서도 빛났다. 태극마크를 달고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1984년 LA 올림픽,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등에 나서 국위선양에 앞장섰다. 특히 LA 올림픽에서 달성한 은메달 쾌거는 아직까지도 한국 여자농구 역사에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남아있다.
고인은 국제무대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후 체육훈장 백마장과 맹호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전성기가 너무도 짧았다. 1987년 11월 '거인병'으로 불리는 말단비대증 판정을 받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을 그만둬야 했다.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됐고, 합병증으로 뇌종양 수술까지 받아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 2021년엔 어려운 생활 환경 속에서 투병 생활을 이어가는 모습이 전파를 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인의 사정이 알려진 뒤 문화체육관광부와 농구계 스타 등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고인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장애인 봉사를 이어가며 마음을 치유했지만 결국 병세가 악화돼 이른 나이에 눈을 감았다.
부고 소식이 전해진 뒤 농구계는 추모에 나섰다. 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농구 청주 KB스타즈와 부천 하나원큐의 경기 시작 전 양 팀 선수단은 고인을 기리는 묵념을 했다.
빈소는 부천 다니엘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4일 오전 발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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