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IRA 리스크 아직 안왔나..현대차·기아, 1월 美판매 10만대 역대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2 11:32

수정 2023.02.02 14:45

1월 미국 시장서 10만대 판매 돌파
신기록 세우며 日도요타와 격차 좁혀
내연기관차·친환경차 동반 성장
다만 전기차 증가세는 기저효과 '착시'
IRA 여파 대응책 마련 분주
현대자동차 투싼.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투싼. 현대차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기아의 지난 1월 미국 시장 판매량이 처음으로 10만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차들이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데다 반도체 수급난 완화로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판매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북미산 전기차만 세액공제 형태의 보조금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현대차·기아의 1월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성장세를 보이긴 했지만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5와 EV6의 본격적인 판매가 작년 2월부터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저효과가 크게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1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10만7889대로 집계됐다.
1월 판매가 10만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4.8% 증가했다.

현대차·기아가 역대 최대 신기록을 세운 반면 도요타는 1월 미국 시장 판매량이 전년 대비 14.8% 줄어든 13만4392대에 머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도요타와 현대차·기아와의 판매 격차도 2만6503대 수준까지 좁혀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월 미국 시장에서 5만5906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8.5% 늘었다. 같은 기간 기아도 전년 대비 22.3% 증가한 5만1983대를 판매했다.

차종별로는 투싼(1만2028대), 아반떼(8655대), 싼타페(7297대), 팰리세이드(6684대), 코나(5826대), 쏘나타(4873대)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아반떼와 쏘나타의 증가율은 각각 70%, 63%에 달했다. 기아는 스포티지(8602대), K3(8190대), 텔루라이드(7582대), 쏘렌토(6268대), 쏘울(4844대), 셀토스(3994대), 니로(3713대), K5(3368대) 순으로 판매실적이 많았다. 이 가운데 니로는 신형 모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작년 보다 64.7% 급증했다.

기아 스포티지. 기아 제공
기아 스포티지. 기아 제공

연료별로는 하이브리드카 성장세가 돋보인다. 현대차·기아의 1월 미국 시장에서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인 1만2160대로 전년 보다 40.4% 급증했다.

전기차 판매량은 4387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08.6% 증가했다. 다만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가 지난해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저효과가 반영됐다. 실제 작년 12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실적은 4365대로 이달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아이오닉5의 이달 미국 판매실적은 1548대였는데, 최고치를 기록했던 작년 6월(2853대)과 비교하면 절반을 약간 넘는 수준에 그쳤다.

다만 IRA 여파에도 불구하고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를 한국에서 전량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갖춘 탓에 보조금 대상에서 모두 제외됐다. 아직까진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카 비중이 절대적이고 이달 기준 전체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4% 수준에 불과하지만 미래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측면에선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IRA 영향이 없는 법인 판매를 늘리면서 최대한 버티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산 전기차의 경우에도 리스 차량은 보조급 지급 대상에 포함되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26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는 리스 판매 비중을 적극 늘리겠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5% 미만의 리스 비중을 30% 이상 수준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주요 업체들이 전기차 가격을 잇따라 경쟁적으로 인하하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값을 최대 20% 내린 데 이어 포드도 이를 의식해 전기차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최대 8.8% 낮췄다. 두 회사는 지난해 미국 전기차 점유율 1위와 2위 업체다.
현대차·기아는 경쟁 업체들의 가격 인하 조치에 대응해 딜러들에게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인센티브)을 확대하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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