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IOC의 러시아-벨라루스 특혜에 반발
최대 40개국에서 IOC 결정에 반대하며 올림픽 보이콧할 수도
최대 40개국에서 IOC 결정에 반대하며 올림픽 보이콧할 수도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2024년 제33회 파리 하계 올림픽에 불참하는 대표팀이 급증할 전망이다. 러시아 인근의 국가들은 러시아 대표팀이 참가하면 불참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며 최대 40개국이 올림픽을 거부한다는 전망도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카밀 보르티니치우크 폴란드 체육관광부 장관은 현지 인터뷰에서 "최대 40개국이 파리 올림픽을 보이콧할 수 있다"며 "올림픽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은 2024년 7월 26~8월 11일에 걸쳐 열리며 지난해 12월~지난달 말까지 일반 관중의 관람권 신청을 진행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러시아와 침공에 협조한 벨라루스에 징계를 내렸다. 징계 결과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어떠한 국제 대회도 유치할 수 없고 두 국가 선수들은 국제 대회에서 자국 국가나 국가의 상징물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IOC는 지난달 17~19일 회의를 마친 뒤 같은달 25일 성명에서 “올림픽 헌장에 따라 모든 선수는 차별 없이 대우받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선수도 국적 때문에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IOC의 발표를 두 국가 선수들이 특정 국가를 대표하지 않는 중립국 소속으로 출전한다면 출전을 허락한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미국 백악관의 카린 장 피에르 대변인은 이달 2일 브리핑에서 IOC가 두 국가 선수단의 출전을 허용한다면 국가적 상징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두 국가의 출전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는 뜻으로 알려졌다.
미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의 진 사이크스 신임 위원장은 IOC 발표 이후 IOC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올림픽을 주최하는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도 IOC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주변에서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시달려온 동유럽 국가들은 IOC와 미국의 행동에 일제히 반발했다. 폴란드의 보르티니치우크는 "다음 주 40개국 대표들의 매우 확고한 입장이 빛을 보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벨라루스 선수가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여기에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영국이 포함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0일 열리는 각국 체육부 장관급 회의를 언급하고 회의 전에 IOC의 계획을 차단하기 위해 영국, 미국, 캐나다를 포함한 40개국의 연합을 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일 폴란드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IOC의 결정을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침략국인 러시아와 그 동맹국 벨라루스의 선수들을 국제대회에 복귀시키려는 IOC의 노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 침략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스포츠를 사용해 이들 국가의 정치적 결정과 광범위한 선전을 합법화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 올림픽위원회는 3일 비상총회를 열고 파리 올림픽 불참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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