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친구로 지내자니까'…'정신피해 28억 보상'하라는 남사친

뉴스1

입력 2023.02.04 08:04

수정 2023.02.04 09:01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그녀는 그를 친구라고 말했고 그는 28억짜리 소송을 걸었다' 기사 갈무리.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그녀는 그를 친구라고 말했고 그는 28억짜리 소송을 걸었다' 기사 갈무리.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싱가포르의 한 남성이 소위 '어장관리'를 당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상대 여성에게 28억원이 넘는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드론 관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카시건. K는 자신을 친구로만 본 여성 A씨 때문에 업무효율이 떨어지고 트라우마 피해를 봤다며 2건의 소송을 걸었다.

먼저 카시건은 A씨가 '티 타임 이상으로 서로 여유 시간에 만남 갖기' 등의 관계 개선 제안 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1만7000달러(약 2090만 원)를 치안법원 청구했다가 기각당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A씨가 자신을 친구로만 봤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겪은 감정적인 트라우마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300만 싱가포르 달러(약 28억 원)를 고등법원에 청구했다.

법원의 기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16년에 처음 만나 2020년 관계가 소원해지기 전까지 연인으로 발전한 적이 없다.
카시건은 자신은 A씨를 "가장 친한 친구"로 생각했지만 A씨는 그를 그냥 친구로만 여긴 것으로 보고됐다.

현지매체 CNA는 A씨가 소송을 막기 위해 카시건과의 심리 상담에도 응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1년 반이 넘도록 상담을 받아도 좀처럼 카시건이 '교제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받아들이지 못하자 참여의 의미를 잃은 A씨는 법적 대응을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카시건이 고액의 손배 금액을 무기로 사법 절차를 악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소송이 "대화 재개를 포함해 카시건의 요구를 들어주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봤다.

법원으로부터 긴급 보호 명령을 받아낸 A씨는 고등법원에 맞고소를 제기했다.

카시건 측은 "아직 주요 절차가 남았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인권단체 '어웨어 싱가포르'(AS)는 WP에 "여성은 남성들에게 우정·사랑·성생활·감정노동은 물론 시간도, 관심도 빚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사법 수단 등을 통해 이런 것들을 요구하거나 강요하려는 시도는 괴롭힘"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카시건과 A씨에 대한 심리는 9일 싱가포르 고등법원에서 열린다. A씨의 변호인에 따르면 현재 카시건 측은 "진술을 증명할 수 있는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못한" 상태다.


한편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성 평등 순위 2위로 상위권이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49위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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