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 투병 중인 전 남편 명의로 보험 집중 가입...현 남편이 대신 서명
[파이낸셜뉴스]A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보험설계사, 그리고 재혼한 남편과 함께 전 남편을 이용해 수 억원대의 보험사기를 치려다 적발됐다. A씨는 평소에 보험에 관심이 많았다. 주변에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지인들도 많아 다양한 보험상품 등을 가입했다. 그리고 보험금을 잘 탈 수 있는 방법도 알았다.
평소에도 소소한 질병으로 보험금 청구를 한 경험이 많던 그는 결국 대담한 보험사기를 기획한다. 그리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보험설계사도 끌어들였다. 현재 남편도 조연 역할을 했다.
A씨의 계획은 이랬다. 그는 보험사기를 계획하기 수년 전 이혼을 했다. 자녀 2명을 데리고 현재 남편과 재혼한 상태였다. 이혼사유는 전 남편의 오랜 지병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였다. 그러나 A씨는 재혼 후에도 전 남편 이름으로 가입했던 보험에서 나온 치료비 등을 본인이 수령해 사용했다. 그러던 어느날 전 남편이 오랜 투병 생활로 몸 상태가 악화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보험에 대한 지식이 많았던 그는 집중적으로 보험에 가입했다. 2017년부터 1년 간 전 남편을 보험대상자 즉 피보험자로 해 6건의 보험계약을 가입했다. 10억원의 사망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생명보험에 집중 가입했다. 월 보험료는 무려 450만원에 달했다.
그는 보험을 가입하면서 여러가지 불법을 저질렀다. 우선 전 남편이 이미 10년 이상 투병 중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보험계약 당시 이런한 사실을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 또 보험계약자 및 수익자는 자녀로 지정하고 보험사의 본인 확인 전화는 본인이 대신 받았다. 친한 보험설계사를 통해 자녀의 핸드폰 번호가 아닌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기재한 것이다. 계약자 서명도 본인이 대신했기 때문에 자녀들은 보험가입 사실도 알지 못했다.
현재 같이 살고 있는 남편도 가담했다. 보험대상자에 대한 본인 확인은 현재 남편이 대신하도록 했으며 보험계약 서류 작성 및 자필서명도 현 남편 C가 모두 했다.
전 남편이 사망하자, 그는 보험회사에 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완벽할 것 같았던 범죄는 들통이 났다. 과거 병력과 집중 보험가입 정황을 의심한 보험사는 과거 병원진료기록, 청약서 서명 진위 여부 등을 확인했고 A의 보험사기를 의심해 경찰에 정식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 A는 전 남편은 물론 계약자의 동의 없이 대리 서명 및 대리 모니터링을 통해 보험을 가입했고 전 남편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해 편취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 재판을 통해 유죄(징역 1년, 집행유예 2년)를 선고 받았다. 또 보험사기를 공모한 현 남편도 유죄를 확정 받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보험사기가 증가하고 반면 보험사기를 잡기 위한 보험사 등의 시스템 및 인원도 크게 확충되고 있다"며 "결국에는 시간이 지나서 보험사기는 들통이 난다"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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