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주최하고 국회 연구단체인 생명안전포럼이 주관한 이번 추모제에는 유가족과 생존자, 이태원 상인, 여야 지도부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10여 명이 참석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등 60여 명이 자리했다. 대형 참사 추모제가 국회 차원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모제는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종교계의 추모 의례에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과 각 당 지도부의 추모사 순으로 진행됐다.
김 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한목소리로 이번 참사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오늘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을 맞았다. 지난 100일 동안 많은 것이 바뀌고 또 여전히 바뀌지 않은 것들이 있다"며 "평범한 누군가의 엄마, 아빠였던 유족들은 차가운 길 위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싸우는 투사가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단지 내 아이가 왜, 어떻게 생명 잃었는지 알고 싶다는 유족들의 애절한 소망은 그러나 오늘도 메아리 없는 대답일 뿐이다. 그날 이후 유족에게 온 세상은 까만 잿빛이지만 대통령도, 정부도, 여당도 그 이전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라며 "희생자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는 유족의 슬픔과 고통 방치하고 있을 따름이다. 희생자 옆에 없던 국가는 지금도 유족 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이 아무리 감추고 외면하려 해도 정의는 반드시 회복되고 진실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국가가 그날 무엇을 했는지, 국가는 참혹한 아픔 앞에 어떤 책임졌는지 이를 밝힐 책무가 정치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 대통령께서 직접 오셔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유족을 위로해주셨으면 어땠을까"라며 "국가는 국민의 생명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꼭 명심하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추모사 순서가 되자 유족들 사이에서는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참사 직후 유가족들을 만나 (진상규명 등에)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드렸지만, 유가족 입장에서는 미흡한 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라며 "유가족과 미래를 바라보고,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우리의 아들딸 159분의 못다 핀 꽃송이들이 밤하늘의 별이 돼 우리 마음에 기억되도록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추모제에서는 생존자와 유가족 증언도 진행됐다.
참사 당시 생존한 김초롱 씨는 "참사의 유일한 원인은 그간 해온 군중 밀집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희생자인 고(故)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유족이 지난 4일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서울시가 6일 낮 1시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통보한 데 대해 "저희가 치울 테니 많은 국화꽃으로 단장된 합동분향소를 만들어 달라"며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하지 않고) 서울광장 분향소를 철거하려 하면 휘발유를 준비해 놓고 아이들을 따라갈 것이다. 철거하러 오는 순간 제2의 참사를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유족들은 오열하며 "분향소 좀 설치해주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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