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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 경유 등 석유제품 추가 수입 금지… 시장 혼란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6 13:38

수정 2023.02.06 13:38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주유소에 화물차가 세워져있다.AP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주유소에 화물차가 세워져있다.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이번에는 러시아산 경유(디젤유)를 비롯한 석유제품의 수입 중단에 들어가 석유시장에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날부터 EU가 추가 제재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더 줄이고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의 화석연료 판매를 통한 자금줄을 더 쬐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제재는 지난해 12월5일부터 주요7개국(G7)이 실시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제에 이은 것이다.

EU는 경유와 제트유, 휘발유 등 석유 정제 제품의 가격 상한을 100달러 정해 넘는 경우 서방의 해상보험이나 해운업체가 실어나를 수 없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EU는 디젤유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인도와 중국 같은 국가로의 수출에는 제동을 걸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EU는 시장 혼란 방지하고 이미 수송 중인 유조선을 고려해 우선 55일간 유예기간을 적용하기로 했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산 석탄과 원유 거의 대부분을 수입을 중단하는 제재를 실시해왔다. 이에 맞서 러시아는 천연가스의 대유럽 수출을 거의 중단하는등 양측간 에너지를 둘러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석학 토머스 오도넬은 “가격 상한제를 통해 러시아산 가격 상승을 막아 서방과 개도국의 경제에 타격을 입히지는 않으면서 동시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전쟁 비용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의 방역이 풀리면서 수요가 늘자 디젤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세계에서 생필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디젤유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상품을 수송하는 화물차, 농기구와 공장 기계에 널리 사용되기 때문이다.

강력한 코로나19 봉쇄령을 해제한 중국의 수요에 따라 디젤유 가격이 급등할 소지가 있다.

이번 제재로 그동안 경유의 1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온 EU는 미국이나 중동, 인도 등지에서 새로운 대체 공급원을 찾아야 한다.

해상을 통한 수송 거리가 길어짐에 따라 유조선 확보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수입 중단을 앞두고 EU 국가들의 수입이 늘면서 러시아는 지난 12월에만 유럽 국가에 디젤유 20억달러(약 2조4900억원) 어치를 팔았다.

이번 제재가 이전의 조치들에 비해 석유시장을 더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있다.

정치적 리스크 전문 컨설팅 기업 유라시아그룹은 이번 EU의 러시아산 경유 제재가 기존의 원유 관련 제재에 비해 시장에 훨씬 큰 차질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제유를 수송하는 유조선은 크기가 작아 더 자주 왕래를 해야 하며 제품을 바꿀 경우 선박 내부 저장 시설을 세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유라시아그룹은 설명했다.

영국의 경제전문 주간지 더이코노미스트 계열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는 유럽 국가들이 앞으로 인도와 중국, 미국, 중동국가로부터 석유제품 수입을 늘리면서 길어진 운송 거리로 인한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삭소은행의 상품전략 이사 올레 한센은 유럽국가들이 석유제품을 미국과 중동에서 구매를 늘려도 "부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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