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자녀 입시비리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유튜브에 출연해 "나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며 "주변 선배들로부터 의사로서의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의료계 일각에서는 쓴소리가 나왔다.
지난 6일 조씨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검찰이나 언론, 정치권에서 제 가족을 지난 4년 동안 다룬 것들을 보면 정말 가혹했다고 생각한다. 과연 본인들은 스스로, 아니면 그들의 가족들에게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목소리만 공개해왔던 조씨는 이날 처음 얼굴을 공개하며 심경을 밝혔다.
조씨는 "아버지가 실형을 (선고) 받으시는 걸 지켜보면서 '나는 떳떳하지 못한가?'라고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며 "이제 조국 딸이 아니라 조민으로 당당하게 숨지 않고 살고 싶다"고 설명했다.
의사 자격에 대해서도 "표창장으로 의사가 될 순 없다. 입시에 필요한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고 어떤 것들은 넘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 선배들이 의사로서의 실력을 이야기하지 않냐'고 묻자 "자질이 충분하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조씨의 이런 발언을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쓴소리가 나왔다.
노환규 대한정맥통증학회장(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6일 SNS에 "조민은 허위논문(허위 저자 등재), 조작된 표창장과 경력 등을 이용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함으로써 예비의사의 길에 들어서는 과정에서 부정한 방법들이 동원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 사실이 그간의 조사를 통해 명백히 드러난 상황에서도 여전히 예비의사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민의 의전원 입학 과정에서 그 가족이 벌인 다수의 범죄 및 비윤리적 행위는 예비의료인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은커녕, 사회인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윤리의식조차 없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비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윤리 수준을 크게 위반한 자가 여전히 예비의료인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면서 "조민의 퇴교 조치를 해당 교육기관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이날 SNS에 "의사 생활 몇 십 년간 한 나도 아직 환자 보는 게 두려울 때가 많다. 그런데 인턴 일 년, 페이닥터 일 년 남짓한 아이가 자기가 의사 자질이 충분하다고 한다"며 씁쓸해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의사 면허와 관련해선 보건복지부에 관리 권한이 있다. 사법부의 판단을 일단 기다려봐야 한다"면서도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킨 것에 대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 입학과 의학 교육 과정, 국가고시를 통한 선발 절차에서 객관성과 공정성이 유지되도록 잘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씨는 허위 인턴십 확인서나 표창장을 입시 과정에서 제출한 사실이 어머니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형사재판에서 인정돼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이 취소됐는데, 이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입학 취소 조치에 효력정지(집행정지)를 결정해 일단 본안 소송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는 입학 효력이 유지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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