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진도 7.8 강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우리 구호대원들을 태우고 떠나는 KC-330 '시그너스'는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됐던 청해부대 장병 귀국과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등에도 투입됐던 우리 공군의 공중급유기 겸 다목적 수송기다.
정부는 7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로 열린 민관 합동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통해 외교부·소방청·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등 인력 60여명, 그리고 육군 특수전사령부의 구조·수색 요원과 군 의료인력 50명으로 구성된 총 110여명 규모의 구호대를 튀르키예에 보내기로 결정했다.
앞서 6일(현지시간) 시리아 국경과 인접한 튀르키예 남동부에선 진도 7.8 지진이 발생한 뒤 현재까지 튀르키예·시리아 양국에서 4000명 넘게 숨졌고 건물 수천채가 붕괴했다. 최초 지진 이후 규모 7.5 강진 등 80여차례 여진이 이어지면서 인명·재산피해는 계속 늘고 있다.
우리 구호대원들은 공군 KC-330 수송기를 타고 튀르키예 현지로 떠날 예정이다. 의약품 등 긴급 구호물품도 이번 KC-330편에 실린다.
단, KC-330의 튀르키예행을 위해선 각국의 영공 통과 협조가 필요한 데다, 튀르키예 현지 상황도 고려해야 하기에 아직 정확한 출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KC-330은 유럽 '에어버스'가 만든 A330 여객기를 개조해 만든 A330 MRTT 공중급유기 겸 다목적 수송기를 우리 공군이 부르는 명칭이다. 우리 공군은 2018년 11월 '1호기'를 시작으로 2019년 12월까지 총 4대의 KC-330을 도입했고, 이들 수송기는 2020년 7월부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전폭 60.3m, 전장 58.8m, 전고 17.4m의 KC-330은 최대 항속거리가 약 1만5320㎞다.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다른 수송기들과 달리 우리나라에서 튀르키예까지 중간 기착 없이 한 번에 비행할 수 있다. 또 최고 순항고도 약 1만2600m, 최대 속도는 마하0.86(시속 1052.64㎞)이다.
KC-330은 공중급유 기능을 갖춘 수송기답게 최대 연료탑재량은 24만5000파운드(약 108톤)에 이른다. 이는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 F-15K는 최대 10여대, KF-16은 20여대분의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분량이다.
특히 KC-330은 여객기를 개조해 만들었기 때문에 300여명의 인원과 47톤가량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 이 때문에 KC-330은 그동안 전투기 공중급유뿐만 아니라 국외 재해·재난 발생시 현지 국민 이송, 해외파병부대 화물·병력 수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왔다.
KC-330은 2020년 6월엔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장병 유해 가운데 국군 전사자로 확인된 유해 147구를 미국 하와이로부터 국내로 봉환하는 데 투입됐다. 또 같은 해 7월엔 코로나19가 퍼진 이라크에 파견됐던 우리 근로자 290여명을 태우고 귀국하는 데도 KC-330이 동원됐다.
KC-330은 이후 2021년 7월 해외파병 중 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조기 복귀가 결정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 300여명을 국내로 이송하는 '오아시스 작전', 같은 해 8월엔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신변이 위태로워진 현지인 조력자들을 국내로 데려오는 '미라클 작전'에서도 활약했다.
KC-330은 또 2021년 8월엔 일제강점기 '봉오동 전투'의 주역 여천 홍범도 장군 유해을 카자흐스탄에서 국내로 봉환하는 임무를 수행했고, 같은 해 11월 중국발(發) '요소수 대란' 속에 호주에서 27톤의 요소수를 긴급 공수해오는 데도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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