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로봇 1000대가 물류 운반 척척… 로켓배송 비결은 자동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7 08:00

수정 2023.02.07 18:02

[현장르포] 쿠팡 대구 FC 가보니
아시아권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
분류 로봇이 지역별 상품 나누고 AGV 로봇이 진열·집품 일사천리
사람·로봇·AI '3각 공조 시스템'
전국 물류센터에 첨단 기술 전파
아시아 최대 규모의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FC)에서 분류 로봇이 물품을 운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무인 지게차 .쿠팡 제공
아시아 최대 규모의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FC)에서 분류 로봇이 물품을 운반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무인 지게차 .쿠팡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정상희 기자】 쿠팡의 로켓배송이 더 빠르고 편해질 전망이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영호남권에서도 당일 혹은 익일에 배송을 받을 수 있는 품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시도하고 있는 인간과 로봇, 인공지능(AI)의 협업 덕분이다. 아시아권 최대 규모 물류센터인 쿠팡 대구 풀필먼트센터(FC)에는 AI 및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의 상당 부분이 자동화돼 시범 운영 중이다.

■분류부터 운반까지 로봇이 척척

7일 방문한 쿠팡 대구 FC 1층에는 분류 로봇(Sorting Robot) 수백대가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로봇에 포장이 끝난 제품을 얹어주기만 하면 운송장 주소에 맞는 지역별 박스로 이동했다. 분류 로봇은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 단 몇 초 만에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기 때문에 '로켓배송'에 최적화됐다.

사람 손이 필요한 부분은 운송장의 바코드가 윗면을 향하도록 로봇 위에 제품을 놓을 때와 분류 로봇이 가져온 제품으로 박스가 가득 차면 이를 센터로 이동하는 트럭에 실을 수 있게 쌓는 과정 뿐이었다. 축구장 4~5개를 합친 것과 같은 넓은 작업장을 부지런히 오가는 로봇 덕분에 통상 물류센터에서 가장 힘들다는 허브 작업 직원의 업무량은 65% 단축됐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대구 FC는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이 그동안 쌓은 물류 노하우와 AI 기반 자동화 혁신기술의 '테스트 베드'다. 대구 FC는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획기적으로 낮추고 안전한 근로 환경을 제공하는 한편, 로켓배송 서비스 품질은 한층 끌어올린 최첨단 미래형 물류센터로 평가받고 있다. 상품 진열부터 집품, 포장과 분류까지 AI 자동화 기술을 이용해 상품을 관리하고 직원들의 업무를 돕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 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대구 FC 7층과 9층에는 무인 운반 로봇(AGV) 1000여대 이상이 상품의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직원이 일일이 수많은 상품이 담긴 선반 사이를 오가며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찾아다니는 방식 대신 로봇이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의 물류 기술을 도입했다.

AGV 로봇은 최대 1000kg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 평균 2분 안에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한다. 주문량이 많은 공휴일을 포함해 1년 365일, 하루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에 직원 업무는 편안하게 해주면서 고객 서비스 품질은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구 FC 5층에 배치된 수십 개의 무인 지게차들은 직원의 안전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이다. 직원이 버튼만 한번 누르면 무인 지게차가 대용량 제품을 옮겨준다. 무인 지게차가 운영되는 구역에는 사람의 이동이 전면 차단돼 사고 발생을 원천 봉쇄한다.

■자동화 물류기술 확대 계획

쿠팡은 대구 FC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원 이상 투자를 단행했다. 축구장 46개(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대구 FC는 주요 업무동에 단일 물류센터 기준 국내 최대 수준의 다양한 최첨단 물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쿠팡은 대구 FC에 적용한 기술들을 다른 FC에도 점차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쿠팡 관계자는 "대구 FC는 대구와 남부권을 아우르는 첨단 물류의 핵심으로, 전국 물류센터에 '혁신 기술 DNA'를 전파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자동화 물류 기술 도입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구 FC에서 처리하는 물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입고·집품 등 물류 업무는 물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화 기술 관리자 채용 등으로 2500여명(간접고용 1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대구 FC는 쿠팡의 최첨단 물류 투자를 상징하는 곳으로 물류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직원들이 더 편하고 쉽게 일하는 근무 환경을 조성했다"며 "꾸준한 고용 창출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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