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도쿄선언 이어 앞으로 40년 非메모리 육성 속도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07 18:18

수정 2023.02.07 18:18

'韓 퀀텀점프 주역' 이 창업회장
1993년 메모리반도체 1위 견인
시황악화 비메모리 중요성 커져
전문가 "AI강소기업과 협력해야"
이병철 창업회장(앞줄 가운데)이 1976년 12월 7일 그룹 전산실 개장식에 참석해 전산망 가동을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병철 창업회장(앞줄 가운데)이 1976년 12월 7일 그룹 전산실 개장식에 참석해 전산망 가동을 지켜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전격적으로 반도체 사업 진출계획을 발표했던 '도쿄선언'이 8일 40주년을 맞는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한파로 최악의 경영환경에 놓인 삼성전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인공지능(AI) 등 비메모리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사에서 '퀀텀 점프' 순간 중 하나로 꼽히는 '도쿄선언'이 8일 40주년을 맞았다. 1983년 2월 8일 일본 도쿄에 있던 이병철 창업회장은 홍진기 당시 중앙일보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누가 뭐라고 해도 반도체, 해야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업계의 냉소 속에도 반도체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가전제품용 고밀도집적회로(LSI)도 겨우 만들던 삼성전자의 반도체 진출을 두고 인텔은 이 창업회장을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조롱했다.
이 창업회장은 온갖 조롱에도 반도체에 삼성그룹의 사활을 걸었다. 이 창업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잘못하면 삼성그룹 절반 이상이 날아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삼성이 아니면 이 모험을 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 창업회장의 뚝심 아래 '삼성전자 반도체'는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갔다. 통상 18개월 이상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 만에 지었고, 그 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했다. 10년 뒤인 1993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에 올라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왕좌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40년이 지난 지금,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정보통신(IT)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삼성전자 4·4분기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은 겨우 적자를 면했고, 올해 1·4분기는 적자전환이 유력할 정도로 상황이 나쁘다.


앞으로의 40년을 위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에 사활을 걸 것을 주문했다. 김양팽 한국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메모리반도체 집중에서 벗어나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등에도 많은 투자를 하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에 대해 김대용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독과점 논란이 일지 않으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등에 집중하며 유니콘 기업이나 초격차 기술을 가진 강소기업들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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