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탈표로 압도적 처리
헌법재판소 180일내 심판해야
재판관 6명 찬성땐 탄핵 확정
대통령실 "부끄러운 역사" 날세워
헌법재판소 180일내 심판해야
재판관 6명 찬성땐 탄핵 확정
대통령실 "부끄러운 역사" 날세워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이 장관은 이날부터 권한과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다수 입법권력을 쥔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폭거라며 규탄대회에 나서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탄핵안 가결로 수장이 직무정지된 행정안전부는 내부 동요를 최소화하는 한편 안전관리, 지자체 업무 지원, 선거관리 업무 보조 등 핵심 업무들에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의회 다수당의 정치적 폭거"라며 강도 높게 반발했다. 다만 일각의 실세형 차관으로의 교체보다는 현 체제 유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등 야3당은 이 장관 탄핵을 고리로 윤석열 정부의 미온적인 이태원 참사 대처에 십자포화를 날렸다. 특히 헌법재판소로 공이 넘어간 이 장관 탄핵소추 재판과 관련해선 유족들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면서 최종 탄핵안 가결에 공을 들인다는 복안이다.
■野, 압도적 표로 탄핵안 가결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293명 중 찬성 179표, 반대 109표, 기권 5표로 가결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의 표와 국민의힘 이탈표까지 얻어 압도적으로 처리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3당은 지난 6일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며 정부 압박에 나섰다. 이날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이 장관에 대한 직무가 즉각 정지됐다. 탄핵소추안 가결 후 헌법재판소는 180일 내로 심판을 해야 하며, 9명의 헌법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찬성할 경우 즉각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이 이뤄진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기점으로 시작된 여야 대치 정국이 예산안 협의와 이 장관 탄핵, 이 대표 사법리스크 등을 거치면서 급속도로 냉각돼가고 있다.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민주당은 향후 헌재 탄핵심사 절차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탄핵 관련 재판과정에서 피해자가 진술하게 돼있어 유족들이 이 절차에 참여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장관 탄핵소추안 가결 후 국민의힘은 즉각 규탄대회를 열고 반발에 나섰다. 소수여당인 국민의힘은 "다수의석에 의한 폭거"라면서 법제사법위원회 회부 등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정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용산, 비판 수위 높이며 맞불
이에 대통령실에서도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기존까지 "국회가 결정하는 일이니까 지켜보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반발 수위를 조절했던 대통령실은 이날 이 장관 탄핵안 가결 직후 "의회주의 포기"라며 "의정사에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진복 정무수석은 앞서 이 장관 탄핵소추안 처리 전 기자들과 만나 "헌법적이나 법률적으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국무위원을) 탄핵한 선례가 없지 않나"라면서 "굉장히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실이 초점을 맞춘 것은 이 장관이 탄핵 사유에 해당할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점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도 힘을 앞세운 의도적인 정치공세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헌법과 법률에 지극히 위반적인 상황이 있을 때 가능한 탄핵을 야당이 정략적인 이유로 진행했다는 것을 집중 부각시킨 대통령실은 야당의 이번 탄핵안 추진에 대해 '민주주의'가 아닌 '다수의 폭거'라고 규정했다.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 장관의 직무수행이 즉각 정지되지만, 일단 대통령실은 검찰 출신 실세형 차관을 투입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할 것으로 전해졌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서지윤 최아영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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