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건군절(인민군 창건일·2월 8일)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본뜬 것으로 추정되는 목걸이를 걸고 공개석상에 등장했다.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신형 무기의 시험발사 성공을 대대적으로 기념하고, ICBM을 패션소품으로까지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9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리설주, 딸 주애는 전날 군 장성 숙소를 찾아 연회를 가졌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리설주는 미사일 모양의 목걸이를 하고 있다. 목걸이에는 은색 미사일 모양의 탄두부 아래 검은색과 흰색의 격자무늬가 새겨져 있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18일 시험발사한 신형 ICBM 화성-17형과 흡사하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ICBM 가운데 탄두부가 격자무늬로 칠해진 미사일은 화성-17형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목걸이까지 만들어 화성-17형을 부각시킬 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20년 열병식을 통해 처음 공개된 '화성-17형'은 최대 사거리가 1만5000㎞에 달해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리설주 여사와 딸 주애양을 대동하며 언론에 처음으로 김주애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도 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 정장, 반묶음 머리 등 '어른스러운' 옷차림을 하고 일정을 소화했다.
북한관련 전문가들은 이날 주애양이 가슴에 김일성·김정일 초상휘장을 달지 않은 점도 주목 했다. 김 위원장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딸 주애가 고스란히 물려받은 셈이다. 이와 달리 리설주는 초상휘장 대신 북한의 국장(나라를 상징하는 공식적인 표장)을 형상화한 브로치를 달았다.
김주애가 북한 매체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김주애는 군 관련 일정에만 등장하고 있어서 이날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 건군절 계기 열병식에도 참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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