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최대폭 감소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통계 작성 이래 1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받은 주택담보대출 감소와 고금리, 강화된 대출규제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주택금융공사의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3조4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4조6000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잔액이 4조6000억원 감소한 것은 한국은행 통계 속보치가 처음으로 작성된 지난 2004년 이래 가장 큰 감소 규모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지 않고 전세자금대출 또한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8조8000억원)에는 한 달 사이 변화가 없었지만,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53조2000억원)이 4조6천000원 축소됐다.
반면 1월 중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178조2000억원으로 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에 영향을 받아 7조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과 대기업 대출은 모두 증가한 반면 개인사업자 대출은 높은 대출금리, 부동산 매입 관련 자금 수요 둔화 등으로 9000억원 감소했다. 1월 개인사업자 대출이 감소한 것은 2019년 6월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여신(대출)이 아닌 예금은행의 수신(예금) 잔액은 2198조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45조4000억원 줄었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특히 수시입출식예금이 59조5000억원이나 빠져나갔는데, 2002년 1월 통계 집계 이래 최대 감소 기록이다. 전년 말 일시적으로 유입된 법인자금 유출,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yesji@fnnews.com 김예지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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