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남편 A씨는 아동 유기 혐의로 신고당했다. 이는 산부인과 병원 측이 신고한 것으로 당시 "아이 아버지가 아내가 낳은 아기를 데려가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사자인 A씨가 밝힌 사연에 따르면 아내는 A씨와 이혼소송 중 내연남의 아기를 낳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씨는 "돌연 가출한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았다. 10살 어린 노래방 도우미와 불륜을 저지르고 살림까지 차렸다"라며 "아이 셋을 혼자 돌보며 이혼소송을 진행했다. 그런데 확정판결 하루 전 아내가 산부인과에서 제왕절개 출산 후 사망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이혼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민법상 아기의 친부로 명시됐다. 또 유전자 검사 후 '친자 불일치' 결과까지 받았지만 출생신고 역시 맡아야 했다.
이를 두고 A씨는 "집사람이 가출한 뒤 외도한 사실을 알았고 (지금은) 이혼소송 중이다"라며 "유전자 검사를 해 '친자 불일치' 결과까지 받았는데 내가 출생신고를 어떻게 할 수 있겠냐"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숨진 아내는 부모 형제가 없고 제왕절개 출산 때 수술 동의서에는 지인이 서명했다. 아내의 내연남은 이미 금품을 들고 달아난 것으로 안다"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과 청주시는 사실관계 조사에 나섰다.
청주시는 아이를 피해아동쉼터에 맡기고 보호조치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신속히 출생신고를 해야 이 아이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가능해진다. A씨를 설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출생신고는 출생 후 1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
이 관계자는 "일단 출생신고를 한 뒤 법원에 '친자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 판결을 받는다면 그때부터는 우리가 나서서 아이의 호적을 만든 후 양육시설에서 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A씨를 아동 유기 혐의로 형사 처벌을 할지 안 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씨는 숨진 아내가 이혼소송 중 내연남과 동거하며 진 거액의 빚까지 떠안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채무는 상속 포기로 변제가 가능하지만 내연남에게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라고 억울해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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