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여자친구가 회사 대표로부터 돈 받고 '술친구'를 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성희롱으로 신고하고 싶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여자친구가 대표한테 이런 카톡을 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화가 나서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회사 이름 공개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 문제가 되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A씨의 여자친구가 대표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갈무리해 올렸다. 대표가 메시지를 보낸 시각은 오후 11시로, 늦은 밤이었다.
먼저 여자친구 회사 대표는 "ㅋㅋㅋ 집입니까. ○○ 가봤죠. 간지 좀 오래돼서"라며 여자친구가 한 질문에 답변하는 듯했다.
이어 여자친구에게 "그냥 술친구로 2시간 정도 아르바이트하는 건 부담 되냐. 시간당 3만원 정도로 차비까지 주겠다. 좀 부담되겠죠"라고 했다.
다시 말해 대표는 A씨 여자친구에게 시간당 3만원을 줄 테니, 총 2시간 정도 술친구 해달라고 제안한 것. 여기에 차비도 주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퇴사하고 성희롱으로 신고해라", "무슨 노래방 도우미 부르냐", "직장 내 성희롱이다. 신고해라", "저 정도면 당연히 메시지 받는 입장에서 수치심 느낄 수 있다", "선심 쓰듯이 차비까지", "3만원? 대표면 300만원은 불러야 하는 거 아니냐" 등 공분했다.
이에 A씨는 "성희롱 신고하기에도 애매해 보이는데, 이 정도 내용으로도 성희롱 관련 신고가 가능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서 여자친구는 이미 회사를 그만뒀다며 "10명 미만 사업장 정도라서 인사팀은 없는 것 같다. 법적인 문제만 없다면 회사명을 밝히고 싶다"고 말했다.
이 사연을 접한 법무법인 소속 누리꾼 B씨는 "화는 나시겠지만 저 정도로 처벌은 힘들 것 같다. 회사명 공개하는 순간 남자친구분, 여자친구분 모두 힘들어지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B씨는 "남자친구분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하고, 여자친구분은 회사를 그만둬야겠죠. 본인 의지는 별개 문제고 본인이 계속 다닌다고 해도 그 대표의 평소 행실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며 "직원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운 대표라면 오히려 여자친구분이 비난당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부에 신고는 가능하겠지만 직원이 아닌 대표라서 실익이 있을지 모르겠다. 이 정도로 처벌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면서 "구체적으로 뭘 해달라고 명시한 것도 아니고 하도 심심해서 직원에게 술친구 해달라고 했고, 미안해서 시간당 3만원을 격려 차원에서 주려고 했다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B씨는 "문맥을 보면 여자친구분하고 한창 대화 중이었던 것 같다. 사견으로는 저 시간에 대표라는 분이 저 정도로 얘기하는 걸 보면 여자친구분이 대표님하고 상당히 친분이 있으신 것 같다"며 "신고보다는 대표님하고 거리를 좀 두시는 게 어떨까 싶다. 평소에 어떻게 대화 나누는지 확인도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JTBC '사건반장'에 출연한 박지훈 변호사는 "범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변호사는 "카카오톡 등 통신 매체를 통해서 문자, 글, 그림 같은 걸 보냈을 때, 특히 성적인 수치심을 준다면 처벌받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예전에는 성적인 수치심을 까다롭게 판단했는데, '술 먹자' '돈 줄게' '아르바이트해라'라는 말 자체가 성희롱성 발언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더군다나 직장에서 대표가 이 메시지를 보냈다면,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고 통신매체 음란죄 성립할 여지도 있다. 100% 장담하긴 어렵지만 그렇게 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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