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조선 고종이 미국인 선교자이자 배재학당 설립자였던 헨리 게르하르트 아펜젤러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진 나전 공예품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은 11일 아펜젤러의 증손녀인 다이앤 도지 크롬 씨로부터 '나전흑칠삼층장'을 지난해 12월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크롬 여사는 아펜젤러의 둘째 딸인 아이다 아펜젤러의 손녀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나전흑칠삼층장은 그간 아이다 집안에서 보관 중이었는데, 그의 아들과 손녀에게 전해졌다.
아펜젤러 가문의 가계도와 기증자의 사진 자료 및 소장 경위, 전문가 평가 등을 종합했을 때, 삼층장은 아펜젤러가 한국 근대 교육에 헌신한 공로 등을 인정해 고종이 하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크롬 여사는 지난해 9월 박물관 측에 이메일을 보내 삼층장을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롬 여사는 "(아펜젤러가) 조선의 왕에게서 감사의 의미로 받은 것이라 들었다"며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귀한 보물로 여겼으며, 많은 사람이 이를 보고 감명을 받았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건 아펜젤러의 선교 이야기와 그의 사명을 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롬 여사는 미국 델라웨어에 있는 한 박물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100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유물의 유지 및 보수가 중요하다"며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최근 삼층장을 조사 및 평가한 전문가들은 삼층장을 두고 "다소 손상은 있지만 보존 상태가 나쁘지 않다"며 "나전의 전통 양식과 근대적 양식이 절충된 작품으로 소장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검은 옻칠에 섬세한 나전 기법으로 장식된 삼층장은 19세기 말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박물관은 향후 연구와 보존처리 작업을 거친 후 올해 하반기 특별전시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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