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뉴스] 친아버지와 새엄마의 학대를 받아 숨진 12살 초등학생의 발인식이 11일 진행됐다. 조촐했던 발인식에서 아이의 친엄마는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11일 인천 한 장례식장에서 부모의 학대로 숨진 초등학교 5학년생 A군의 발인이 진행됐다. 영정 액자 속에서 공룡 인형을 두 손에 든 A군은 해맑게 웃고 있었다.
장례식장 지하 1층 빈소 입구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보낸 조화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A군의 마지막 배웅 길은 조촐했다. 발인식을 지킨 건 친엄마와 외삼촌 등 외가 친인척들뿐이었다. 친가 쪽 사람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빈소에서 A군의 친엄마는 "아이 친가 쪽 사람들은 장례 기간 한 명도 조문하러 오지 않았다"라며 "어제 옛 시댁 식구들에게 전화했더니 '애는 이미 죽었으니 어쩔 수 없다'라는 반응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어제 전 남편이 구속된 경찰서 유치장에 찾아가 면회하면서 '아이를 저렇게 만들 거면 내가 그렇게 보내달라고 했을 때 보내지 왜 안 보냈느냐'라고 따졌다"라며 "'몰랐다'라고 변명만 했다"라고 울먹였다.
A군은 체구가 왜소한데다 비쩍 마른 탓에 관 크기도 작았다. A군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30㎏밖에 되지 않았다. 또래 남학생들보다 15㎏ 넘게 적은 것이다.
관은 장례식장 직원들 손에 들려 운구차에 실렸고, 화장될 인천 부평승화원으로 옮겨졌다. 친엄마는 운구차가 출발하자 "나를 데리고 갔어야지, 왜 애를 데리고 가냐"라며 주저앉아 통곡했다. A군은 한 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새엄마와 친부는 전날 각각 아동학대치사와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학대 수법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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