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우 도매가격 하락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하나로마트와 손잡고 농가 피해 줄이기에 나섰다. 연중 한우 20% 할인 행사를 열어 소비를 늘리고, 수출 물량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한우 농가에는 사료구매자금 지원을 확대한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우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올해 소 사육마릿수는 358만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국면을 맞아 소비가 줄자 한우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한우 도매가격은 설 선물 특수로 수요가 늘었던 지난달 1∼19일에도 전년 동기 대비 21.5% 하락했다. 농식품부는 가격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전망하고 한우 산업 기반 강화를 위해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추가 공급이 예상되는 물량 2만4000t에 대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소비를 늘려 가격을 조정하고 수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농협과 손잡고 전국 하나로마트 980곳에서 '살 맛나는 한우 프로젝트'(가칭)을 전개한다. 연중 평균 가격보다 20% 할인한 수준으로 한우를 판매한다. 한우 소비가 저조한 2∼3월, 6∼7월, 10∼12월에는 추가 할인행사 '소프라이즈-2023 대한민국 한우 세일'(가칭)도 연다. 이를 통해 마트, 이커머스, 슈퍼마켓, 정육점 등의 한우 소매가격 연쇄 인하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소비 확대 분위기를 조성을 위한 할인행사 일부 비용은 자조금을 사용한다. 대형 가공·급식업체 등에서 사용하는 육가공품, 식재료 등에 쓰이는 육류 일부는 한우로 대체한다. 식재료를 한우로 변경하려는 업체에는 차액 일부를 지원한다. 한우 수출 200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5월께 구제역 백신접종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면 수출량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약 44t 수출한 한우를 홍콩 등 현지 유통업체, 외식업계, 소비자에게 홍보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 한우 도축장의 할랄(halal) 인증도 추진한다.
전국한우협회, 축산물품질평가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출업체 등이 참여하는 '한우 수출협의회'도 구성된다. 수출용 한우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수출 확대를 위한 저등급·냉동육 수출시장을 개척한다. 한우 농가의 사료비 지원도 강화한다. 사료구매자금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50%에서 60%로 늘리기로 했다. 한우 가격 급락으로 경영이 악화한 농가에는 농업경영회생자금을 지원해 정책자금을 1%의 저리로 대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한우 도매가격 하락 원인을 한우 공급과잉으로 보고 중장기 수급관리 체계도 손본다. 내년 상반기까지 암소 14만 마리를 감축하는 월별·분기별 출하 계획을 세웠다. 운송비와 가공비 절감 등 유통 효율화도 추진한다. 축산물 온라인 경매를 확대하고 부분육 경매를 도입할 계획이다. 축산 도매업자, 가공업체 등이 가축이나 부분육을 납품받는 가격 등을 보고하게 하고 평균 납품가격을 공개하는 '축산물 납품가격 신고제'도 도입된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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