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의 이런 입장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수사에 대한 '방탄용' '맞불용'으로 '김건희 특검'을 밀어붙이는 게 명백해 보이기 때문이다. 김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이라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 특권층에 대한 비리가 밝혀져야 하는 부분이 정쟁에 휘말려 사라지는 것이 국민 입장에서 제일 우려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검법을 통과시키려면 정의당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조사한 검찰을 향해 "비열한 망나니 짓"이라고 공격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와 측근들의 대장동 비리는 조금도 인정하지 않고 정치보복이라는 말만 되뇌고 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사건을 특검에 맡기자고 생떼를 쓰고 있다. 누가 봐도 이 대표 수사에 대한 반발심이 읽히는데 정의당이 국민의 마음을 대변해준 셈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고 야당 대표든, 대통령 부인이든 수사에 성역이 있을 수 없다. 오직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를 받고 재판 과정을 거쳐 유무죄 여부를 판단받으면 된다. 민주당은 이런 민주적 사법 절차를 부인하면서 김 여사의 조사를 특검에 부치자는, 속내가 훤히 보이는 짓을 하고 있다.
한때 곧은 판단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았던 정의당은 민주당의 주장에 끌려다녀 '민주당 2중대'라는 힐난을 받기도 했다. 김 여사 특검에 대한 정의당의 민주당과 다른 판단은 당명 그대로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바른 선택이다.
민주당은 이미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인데 정의당까지 덮어놓고 동조한다면 야당의 입맛대로 정국이 좌지우지될 것이다. 야당의 불의와 잘못도 정의와 잘한 일로 둔갑할 수 있는 의회 독재를 저지를 위험성이 크다. 적은 의석수라도 정의당의 역할은 그래서 중요하다. 민주당의 정치적 결정이 정도에 어긋난다면 정의당은 과감하게 제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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