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4·6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권리를 붙인다는 마음으로 스티커를 지하철 전 역사에 붙이는 투쟁으로 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전장연 활동가들은 ‘장애인 권리 예산 촉구’과 ‘장애인 시설 수용 반대’ 등 문구가 적힌 스티커 수백 장을 승강장 벽과 바닥에 붙였다.
구기정 삼각지역장이 스티커가 물에 젖으면 미끄러울 수 있다며 항의하자 박 대표는 “저는 잘 모르는데 (바닥에 붙인 스티커가) 이동할 때 안전하지 않고 비가 오면 미끄러진다고 한다”라며 “이걸 다 떼고 가라고 하는데, 다 떼려니 머리도 아프고 해서 이쪽으로 지나지 말라고 래커로 ‘미끄럼 주의’를 쓰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하면 안 된다'라는 삼각지역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승강장 바닥에 빨간 스프레이를 뿌렸다. 이 과정에서 수십명이 십여분 간 뒤섞이며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도 제지에 나섰다.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은 “바닥에 래커로 스프레이 칠하는 것은 철도안전법에 따른 불법행위”라며 전장연에 중단을 촉구했다. 공사 관계자가 결국 래커를 회수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역장은 청소 전문 업체를 불러 스티커를 제거하고 전장연 측에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박경석, 권달주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를 현장에서 고발 조치했다.
한편, 전장연 측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요구한 '지하철 리프트 추락 참사 및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미이행에 대한 사과', '기재부에 예산 반영 촉구' 등의 이행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에 대한 답이 오지 않을 경우, 내달 23일 삼각지역에서 1박 2일 선전전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지하철 승차 시위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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