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새항운병원장 "초기 대응으로 삶의 질 높일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치질이 나이가 들어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요즘은 서구화된 음식 섭취와 불규칙한 식사 습관, 잦은 음주 등으로 20~30대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젊은 여성 비율이 높은 것은 변비와 다이어트로 인한 배변장애 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겨울철 불청객으로 불리는 '치질'은 국민 30~40%가 경험하는 흔한 항문질환이다.
새항운병원 김민성 원장은 14일 "치질도 계절병이라고 할 정도로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는 겨울철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겨울철이 되면 운동량이 줄어 들고 아무래도 움직임이 들해 차가운 온도에 혈액순환의 장애를 받게 돼 환자가 늘어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부산·경남지역에서 유일한 보건복지부 지정 외과전문병원 새항운병원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겨울철에 20% 이상 현저히 환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병원장의 조언으로 '겨울철 불청객' 치질 발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치핵은 치질 중 대표적인 질환이다. 한마디로 항문의 혈관을 덮고 있는 피부와 점막이 늘어나면서 살덩이가 생기는 병이다. 항문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해 부르는 것이 치질이다. 치핵이 가장 많고, 항문 주위에 심한 농양(고름)이 생기는 치루, 항문을 덮고 있는 피부가 찢어지는 치열 등도 있다.
치질의 증상은 1, 2, 3, 4도로 나눠져 있다. 1, 2도때에는 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처음에는 약간의 피, 가려움, 불편감이 있다가 3도부터는 통증이 발생하거나 항문 밖에 없던 것들이 생기고 출혈이 잦아지게 되면서 출혈의 양도 많아지게 된다. 하루 종일 항문에 신경이 쓰일 정도의 이물감도 있다.
치질질환을 수술로 치료해야 할 지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장항문 전문의가 지난 2000년 이후부터 정식으로 배출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 항문수술, 치질수술은 빠르게 성장을 거듭해 백내장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 됐다.
이 때문에 치질 같은 항문질환 수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김 병원장은 "치질수술이 힘들다는 인식이 없어져야 할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전문성과 수술기구의 발달로 통증없는 치료와 수술,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항문질환을 중점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이전까지의 항문질환, 치질 치료가 한 차원 더 뛰어 오르고 있는 단계인 만큼 어느 정도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 진행을 막고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병원장은 "항문질환의 경우 초기에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으면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중기 이상의 경우도 15분 이내의 간단한 수술로 완치에 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치질 발생의 원인은 다양하다.
화장실에 오래 앉아 과도한 힘을 계속 들여 배변하는 습관, 변비나 설사, 지나친 음주, 무거운 것을 든다거나 헬스, 골프, 등산 등 복압을 증가시킬 수 있는 운동을 심하게 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 임신이나 장시간 앉아 일하는 직종에서 상대적으로 발생 빈도가 높다.
김 병원장은 "모든 치질 질환을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하지는 않는다"면서 "심하지 않은 경우 변 완화제나 식이요법, 통증 치료, 좌욕과 배변습관의 교정(배변 긴장 피하기) 등으로 증상을 개선시킨다"고 말했다.
수술은 이같은 방법이 효과적이지 못할 때 선택될 수 있다. 무엇보다 어느 정도 초기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진료부터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치질은 대장암의 증세와 유사하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김 병원장은 충고했다.
직장암이나 대장암도 1, 2기땐 증상이 거의 없다. 대개 검진으로 발견되기 때문에 출혈이 있을 때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병원장은 "치질의 경우 맑은 선홍색 피가 나오게 되고, 암은 약간은 탁하거나 끈적한 분비물이 같이 나온다"고 전했다.
치질은 통증이 있으나 암은 통증이 있을려면 3기 이상 진행돼야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장암의 경우 5년에 한번씩만 내시경 등으로 정밀검진을 받으면 암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다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직장암이나 대장암이 발생하는데는 용종이 최소 5년 이상 지나야 암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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