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차 못 하는 아줌마랑 싸움 카톡'이라는 제목의 글이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너무 답답해서 올린다"라며 글을 쓴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경차 자리에 삐딱하게 주차돼 있는 승용차 모습이 담겨 있었다. A씨의 글에 따르면 승용차 차주 B씨의 민폐 주차는 꽤 오래 이어져 왔다.
A씨는 B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A씨는 주차장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B씨에게 "차주분 맞냐"고 물었고 B씨는 "제가 어머니 모시러 가야 해서 바쁜데 연락처 어떻게 알게 됐는지랑 용건이랑 의도 설명들을 수 있겠나"라고 답했다.
그러자 B씨는 "소개나 전화번호 먼저 주시면, 혈압있는 제가 조금은 진정에 도움이 될지도요라고 하려고 했다"며 횡설수설했다.
이에 A씨가 "혈압이 높으시냐 몸조심하라. 그런데 같이 사는 세상인데 다른 사람 불편하게는 하지 않아주셨으면 한다"고 다시 말했다.
이에 B씨는 "연락처를 제가 알려드린게 아니라 본인 연락처나 차주분 차량도 알려주는 소개가 먼저일 것 같다"며 "사진먼저 보내 무례하고 당황하다 여길뻔했다. 자세한 내용 못 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비꼬는 거냐며 당신에 대한 제 불편은 어떻게 감당하실 거냐?"며 "남의 드러난 정보로 협박 위협 비꼬고, 같은 MZ인데 창피하게 본인 홈그라운드에서 상대에게 당당하게 정보 공개하고 상대를 위하는 마음 없이 안정 진정 조율 없이 본인 요구사항만 그리 강박, 강요 집착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이게 무슨 강박 강요냐. 정해진 주차선 안에 주차해달라는 게 강박 강요? 뭐가 그렇게 불편한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또 A씨가 "긴 대화 필요 없고 주차 개선해 달라"고 하자, B씨는 "그게 현실이겠지요. 당신이 지금 주차선 물고 있는 모든 차주와 동시에 연락할 양자컴퓨터가 아닌 듯이요 라고 하고 싶은데, 제가 묻고 요구한 건 하나입니다"라는 황당한 답을 내놨다.
이후 A씨가 "똑바로 주차하라. 아니면 면허 다시 따라"는 말에 B씨는 "당신은 당심 감정을 못 이기고 말빨로 상대를 괴롭히려 대화한다. 당신이 비상식이다"라며 "저도 그런 차들 보면서 사정이 있는가 보다 금방 바뀌겠지 하는데, 피해 주면서 비정상이면서 남들 피해주고 살지 말라"고 되려 경고했다.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자 답답해진 A씨는 "관리사무소에 먼저 찾아가 사진 보여주고 이 차주분한테 연락해서 차 제대로 댈 수 있는지 여쭤봐 달라고 했다"며 "나는 경차라 일반차 자리에 일부러 주차 안 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러면 불편하다고 하니 관리사무소에서는 사실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이 차주는 여러 번 연락했는데도 오히려 화내고 짜증내며 고쳐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A씨는 "처음 한두 번일 때엔 많이 바빴나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날이 갈수록 가로본능을 외치니 화가 난다"며 "주차선은 왜 있는 거냐. 사실 두 자리 물고 있어도 별말 안 하고 사는데 3자리는 심했지"라고 분노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구구절절 변명이 길다. 고구마 100개 먹은 느낌의 대화", "대화가 산으로 가는 듯한. 상대방이 무슨 말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저렇게 문자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시간에 사과하고 제대로 주차하겠다", "한국인이 아닌 거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국회에는 경차가 아닌 차를 경차 전용 주차구역에 세우는 사람에게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주차장법 일부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주차공간을 2칸씩 차지하는 질서위반행위를 제재하는 내용의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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