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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흑인이고 노예" 친구 머리채 잡고 얼굴에 검은 스프레이 뿌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5 05:35

수정 2023.02.15 05:35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이 동급생 얼굴에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고 있다. (틱톡 갈무리) /사진=뉴스1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이 동급생 얼굴에 검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를 뿌리고 있다. (틱톡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동급생에게 "넌 흑인이고 노예"라며 얼굴에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리는 영상이 공개돼 교육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지난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필라델피아의 세인트 휴버트 가톨릭 여자 고등학교는 지난 7일 동급생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하며 괴롭힌 학생 3명에 대해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은 이달 첫째 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기 시작한 영상으로 알려지게 됐다.

영상에서 빨간색 후드를 입은 A양이 흑인인 B양의 얼굴에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리며 “넌 흑인 소녀고 노예”라고 소리친다. A양은 '흑인 역사의 달'인 2월을 조롱하듯 "지금은 2월"이라며 "너는 내 빨래나 해야 한다"라고 외쳤다.
B양이 고개를 숙이며 저항하자 머리카락을 잡아 올려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리기도 했다. 다른 학생 2명은 큰 소리로 웃으며 이 모습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영상 말미에 검은색 페인트를 뒤집어쓴 B양은 "나는 흑인인 게 자랑스럽다"라고 외쳤다. 이를 촬영한 학생들은 영상과 사진을 SNS에 직접 공유하고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해당 영상이 확산하자 필라델피아 대교구, 학교, 교육청 등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대교구는 “이 학생들은 매우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사회적 상처를 건드렸다.
우리는 그 어떤 인종차별적 행위도 용납하지 않는다”라며 “이들은 정학 등 적절한 징계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와 교육청이 해당 사건을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으며 다른 학생들이 추가로 연루됐는지를 조사해 철저하게 징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인트 휴버트 가톨릭 여자 고등학교 측도 "흑인의 업적과 역사를 기리는 흑인 역사의 달에 이런 문제가 생긴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백인 여학생들이 동급생 얼굴을 검게 칠하는 등의 파렴치한 행동을 한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고 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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