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2.75% 유지
- 오는 20일 사실상 기준금리 1년 만기 동반 동결 가능성, 5년 만기는 여지 있어
- 오는 20일 사실상 기준금리 1년 만기 동반 동결 가능성, 5년 만기는 여지 있어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방위 경기부양 정책을 쏟아내면서도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6개월째 동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우려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1년 만기 MLF 금리를 전월과 같은 연 2.75%로 유지한다고 15일 공지했다. 이로써 MLF와 연동하는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도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인민은행은 이를 통해 유동성 총량과 금리를 조절할 수 있다. 인민은행은 MLF 대출 만기 도래일에 신규 MLF 대출 규모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 총량을 조절한다.
대신 인민은행은 시중은행에 1년 만기 MLF로 4990억위안(약 93조1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따라서 이달 만기 돌아온 3000억 위안을 빼면 이날 순공급한 MLF는 1990억위안이 된다.
인민은행은 또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거래를 통한 공개 시장 조작으로 2030억위안(약 37조9000억원)의 자금을 풀었다. 반면 만기를 맞은 역레포는 6410억위안에 달했다. 역레포 순회수는 4380억위안이다. 종합(MLF+역레포)하면 이달은 2390억위안(약 44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셈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롄서는 전했다.
MLF 금리를 지난해 8월 0.1%p 인하한 뒤 9월부터 6개월째 연속 동결한 것에 대해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압력과 경기회복 전망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유동성 회수는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제기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우려를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나친 유동성 공급으로 봉쇄 기간 억눌렸던 보복 수요가 크게 나타나고, 유가와 가스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은 평가한다. 반면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2.1% 상승했다. 전월 1.8%와 비교해선 0.3%p 올랐으나 중국 정부의 연간 목표 관리 범위 3% 이내다.
다만 MLF 조정이 없다고 해서 오는 20일 발표되는 5년 만기 LPR 인하 가능성까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5년 만기 LPR은 신용대출, 기업대출 등 광범위한 대출 상품을 조정하는 금리인 1년 만기 LPR과 달리 장기 상품인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부동산 시장 위기는 수출 둔화, 해외 시장 수요 감소 등과 함께 현재 중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5월 5년 만기 LPR만 0.15%p 인하할 때도 당시 위축된 부동산 시장을 감안했다.
현재 5년 만기 LPR은 4.30%다. 중국 30대 도시는 이달 들어 생애 첫 주택의 모기지 금리를 인하했고, 이중 간쑤성 란저우를 제외한 29개 도시가 3%대로 내렸다.
중국 지도부는 자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산업이 ‘부동산’이며 이 시장의 안정적인 발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조를 올해 여러 차례 설파했다. 이후 각 부서와 지역은 실질적인 완화 및 규제 해제 조치를 채택했다고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는 설명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모기지 금리 인하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인하해야 한다는 측은 주택 소비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반대 측은 상업 은행의 건전성을 더 많이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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