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3할타자 이명기 품어
채은성·이태양·오선진 이어 FA 4명 영입
수베로 감독 ‘경쟁체제’ 강한 메시지 전달
조현진+7R 지명권 얻은 NC도 실속 챙겨
채은성·이태양·오선진 이어 FA 4명 영입
수베로 감독 ‘경쟁체제’ 강한 메시지 전달
조현진+7R 지명권 얻은 NC도 실속 챙겨
"우리 팀에는 일단 잘하는 선수가 필요하다."
손혁 한화 이글스 단장의 취임 일성이다. 손 단장은 이번 스토브리그를 한마디로 요약하며 '경쟁체제 구축'이라고 단언했다. 최하위팀이라는 패배의식을 던져버리기 위해서는 후배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어 줄 수 있고, 긴 페넌트레이스에서 방패막이 되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채은성(6년 90억원)에 이어 양의지(두산 베어스) 영입전까지 참전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NC가 14일 외야수 이명기(36), 포수 이재용(24)을 한화 이글스에 내주고 내야수 조현진(21)과 2024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이명기는 13시즌 통산 타율 0.307를 기록한 검증된 타자다. 지난해에도 94경기 타율 0.260, 23타점의 활약을 펼친 호타준족 외야수다. 자유계약선수(FA)인 이명기는 계약기간 1년에 최대 1억원(연봉 5000만원·옵션 5000만원)에 사인한 뒤 트레이드될 예정이다. 이명기와 함께 한화 유니폼을 입는 이재용은 퓨처스(2군)리그에서 주로 활약하며 118경기 타율 0.204 19타점을 기록했다. 1군에서는 8경기 5타수 1안타(1홈런)를 남겼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그동안 우리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받아왔지만, 이제는 리그 내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갖춰나가야 할 시간"이라며 "이번 트레이드가 시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경쟁을 통해 이겨내야만 자신의 자리가 생긴다는 것"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한화 입장에서 해볼만한 시도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한화에는 조현진을 대체할만한 좋은 젊은 내야 자원이 충분하다. 올 시즌 신인 문현빈(19)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송호정(21)이라는 장신 우투좌타 내야수도 있다. 유격수 자원으로는 이민준도 있고, 팀내 야수 최고 연봉자인 정은원도 건재하다. 특히, 매년 상위지명권을 독식한 한화에게 7R 지명권과 젊은 내야 자원은 큰 부담이 아니다. 여기에 이명기는 여전히 충분히 3할을 칠 수 있는 외야수다. 하주석이 이탈한 한화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한화의 탈꼴찌 의지를 팬들에게 강하게 표출했다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팬들에게 "야구에 관심이 없다"는 강한 비판을 받았던 한화는 올겨울 외부 FA만 4명을 영입했다. 채은성(6년 90억원), 이태양(4년 25억원), 오선진(1+1년 4억원)을 데려왔고, 이명기까지 품에 안으며 총액 120억원에 전 포지션을 보강했다.
NC 다이노스 입장에서도 그리 나쁜 트레이드가 아니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이명기를 이용해 7R 지명권과 함께 지역 연고의 내야 자원을 얻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조현진이 당장 큰 전력이 될 수는 없지만, 이명기를 통해 얻어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라는 평가다.
임선남 NC 단장은 "조현진 선수는 우리 연고 지역 출신의 젊은 내야수로, 아마야구 시절부터 꾸준히 지켜보던 선수다. 야구 센스가 좋고,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3할 타율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좋은 모습을 눈여겨봤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조현진은 2021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고 지난해 퓨처스리그 89경기에서 타율 0.300, 25타점, 도루 6개를 기록했다.
마산고 시절 좋은 신장과 파워를 인정받아 깜짝 지명을 받은 선수이기도 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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