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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금융·통신업계에 불어닥칠 완전경쟁 태풍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5 21:21

수정 2023.02.15 21:23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물가 비상 시국에 맞춰 금융과 통신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강도 높게 주문하고 나섰다. 고물가로 신음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민간업계가 함께한다는 차원에서 서비스 이용료의 안정책을 강조했다. 특히 금융과 통신업계의 영업 관행을 과점체제로 규정함에 따라 향후 업계의 완전경쟁 체제 도입이라는 메가톤급 후폭풍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언급한 물가 관리 대책은 공공요금 동결과 민간 기업의 자발적 사회 기여다. 여론의 눈은 민간 기업의 물가 기여책의 실효성에 쏠린다.
윤 대통령이 과점 형태라고 비판하며 서민들의 고통분담에 적극 나서라며 지목한 분야는 통신과 금융이다.

이동통신 3사가 내놓은 지원책 가운데 3월 한 달간 모바일 데이터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은 한시적인 방편이다. 개인의 데이터 사용량에 맞는 요금제에 가입해 통신비를 줄일 수 있도록 5G 요금제 구간을 다양화하는 방안은 긍정적이다. 다만, 선택 목록만 즐비하고 데이터 사용량과 가격간 실용성이 떨어지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5대 은행이 추진해온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생색내기용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에서 지난해 말 4000억원 규모 중소기업 지원 계획에 이어 최근 5000억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일각에선 거기 포함된 프로그램이 통상적인 관행이나 업무에 포함된 것을 포장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금융과 통신업계의 소극적 사회기여를 계기로 업계의 초대형 시장 재편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5대 은행 위주로 몸집을 키워 글로벌 역량을 높이던 전략이 대폭 수정되고 무한경쟁 구도로 흐를 수 있다. 통신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윤 대통령이 이날 필수재로서 통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건전한 경쟁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올해 업계가 단단히 체질 개선을 준비해야 할 때다. 당장 서민을 위한 실질적 사회공헌 대책을 마련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완전 경쟁 구도에 대비한 지배구조 개선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전략 마련에 몰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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